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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칵


드라마를 보고 있던 나는 현관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었다. 우리 집 열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나랑 엄마 뿐인데, 엄마는 지금 친구들과 여행을 가서 치바에 없다. 그렇다면 답은 단 하나... 도둑?! 나는 진정하며, 천천히 방에 있던 야구 방망이를 들고, 거실로 나갔다. 그러자 한 남성이 거실로 짐을 들고 들어오고 있었다. 하아...? 일단 도둑은 아닌 거야? 나는 당황하며, 남자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 누구세요?!"

"하...? 저기 아직 집을 안 비우신 건가요?"

"하아? 저번 주부터 이사와서 살고 있거든요!"

"켁... 사기 당한 거냐... 왠지 방 값이 싸더라..."

"방 값이 싸서 죄송하네요. 그러니 이만 나가주세요"

"네, 죄송합니다..."


남자가 나가는 걸 눈으로 확인하자, 긴장이 풀렸다. 하아... 뭐냐구... 이래서 싼 집은 싫다니까... 하지만 그 남자, 어디서 본 느낌이었는데... 기분 탓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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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치만 side


회사 근처에 잡았던 집은 사기 당했고, 회사에 입사하자, 같은 부서에 어제 봤던 그 여성이 있었다.


""엑...""

"히키가야 씨, 미우라 주임이 알려줄 거예요. 모르는 건 미우라 씨에게 물어보세요"

"네..."


부장님이 원래 자리로 돌아가자, 미우라가 나에게 다가왔다. 확실히... 어제도 처음 보는 느낌은 아니였고... 하지만 미우라가 상사라니...


"히키오 맞지...?"

"네... 주임님..."

"모르는 건 알려줄 거니까... 잘 부탁해. 아하하..."

"저도 잘 부탁드립니다" 꾸벅


미우라에게 여러가지를 안내받았지만, 역시 혼나는 건 기본 옵션인가... 엄청나게 까였다. 겨우 일을 끝냈을 때, 미우라가 다른 일을 가져왔다. 여긴 블랙기업이냐고... 그래도 다행히 정시가 되자, 부장님이 퇴근을 하라고 권해주셨다. 나는 서둘러 퇴근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옆에서 나를 위해 환영회를 열자는 말들이 들려왔다. 어서 나가야겠는 걸... 가방을 챙겨서 동료들에게 인사를 하고 사무실 문을 열려고 하자, 누군가 뒤에서 내 어깨를 잡았다.


"주인공이 가야죠, 히키가야 씨? 히히-"

"미우라 주임님... 제발 보내주시면 안 될까요...?"

"안 돼. 어제 내 방을 본 히키오의 진솔한 말을 들어볼까나-"

"하아... 적당히 부탁드릴게요"


미우라와 동료들의 손에 이끌려 근처 술집으로 들어갔다. 적당한 빈자리를 찾아서 앉자, 약속이라도 된 것 마냥 미우라가 옆자리에 앉았다. 몇몇 사원들이 내게 일상사나 취미생활을 물어봤고, 내 이야기에 사원들은 흥미을 잃어버린 듯했다. 그러자 미우라는 웃으면서 내게 술을 권했다. 이 녀석, 아까부터 너무 헤실헤실 거리는데...


"히키가야 씨도 마시라구!"

"아, 네..."


이 녀석, 벌써 취했잖아... 게다가 술에 엄청 약하다고?! 회식은 미우라가 뻗자, 종료되었다. 뭔가 자연스럽네... 이 녀석은 원래부터 이랬던 모양이군. 각자 이만 헤어지는 분위기라서 나도 눈치를 보고 빠지려고 했지만, 부장님이 나를 부르셨다.


"그러면 히키가야 씨, 미우라 씨를 부탁해요. 같은 아파트죠?"

"네...? 뭐, 네... 알겠습니다"


켁... 결국은 이렇게 되나. 뭐, 집은 알고 있으니까, 상관없겠지... 나는 미우라를 업고, 어제 갔던 집으로 향했다. 집 근처 골목을 지나고 있을 때, 미우라의 목소리가 들렸다.


"히키오, 따뜻해..."

"네에네에. 적당히 좀 마셔주세요"

"그래도 술 마시면 기분이 좋아져서 멈출 수 없다구- 에헤헤-"

"집에서 더 마시면 되잖아요? 밖은 위험하니까요, 주임님"

"집은 혼자라서 재미없다구... 앗, 그리고 둘이 있으니까 편하게 불러줘!"

"엣... 그래도..."

"상사의 명령이야!"

"알았다고, 미우라"

"칫- 역시 성으로 부르는 거냐구..."

"이름으로 부를 사이는 아니잖냐?"

"그건 그렇지만..."


그렇게 미우라와의 대화가 끊어졌다. 어색해진 분위기 때문에 걱정하고 있었는데, 금새 다시 숨소리가 들렸다. 집 앞에 서서 나는 어제 문을 열었던 열쇠로 문을 열고, 미우라를 소파에 눕혀줬다. 집을 한번 둘러보고, 나는 식탁으로 향했다. 이 열쇠도 여기에 놔두고 가야겠지... 식탁에 열쇠를 올려두고 나가려고 하자, 뒤에서 누군가 옷을 잡았다.


"히키오, 가지 마..." 꾸욱

"하? 나도 가서 쉬어야지. 빨리 자"

"그러면 옆에 있어줘... 외롭단 말이야..."


술주정인가? 평소랑 다르잖아... 그리고 나 같은 동정에게 안아달라는 어려운 주문을 하다니... 불가능하다고. 미우라의 손을 뿌리치고, 현관에 가서 신발을 신고 있었다. 그러자 미우라는 내게 다가와서 손을 흔들었다.


"오늘 화낸 건 진심이 아니니까... 미안해"

"알고 있어. 넌 그런 녀석이니까. 하아... 잘 때 까지만 곁에 있어줄게"

"엣... 그래도 돼?"

"그래. 어서 가. 따라서 들어갈 테니까"


미우라를 따라간 침실은 소박하지만, 확실히 여성의 침실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줬다. 켁... 생각해보니, 코마치의 방 빼고는 여성의 침실은 처음이잖아... 내가 쭈뻣쭈뻣 망설이자, 미우라는 나를 껴안고 침대로 뛰어들었다. 미우라가 나를 덮치는 자세가 되었고, 미우라는 내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히키오에게서 좋은 냄새나. 왠지 두근거려... 히히-" ///// 킁 킁

"술 때문이니까, 일어나" /////

"싫어! 혼자는 싫다구... 그러니까... 잠시만 나아 것이 되어줘..." 꾸욱


미우라는 내 와이셔츠를 움켜지고, 나에게 눈을 치켜뜨며 말했다. 나도 술이 가서 그런지 파급력이 엄청났다. 읏... 이런 걸 어떻게 거절하냐고...


"오늘만이다..." /////

"응... 히키오, 쓰다듬어줘"

"아아, 이 정도면 되냐?" 쓰담 쓰담

"응... 히키오의 손 커서 좋아... 후아..."

"이대로 자는 거냐..."


미우라가 잠들자, 몸에 힘이 빠져서 나도 숙취와 피곤이 몰려왔다. 잘 자라, 미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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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코 side


기분 좋은 따뜻함에 나는 눈을 떴다. 내 눈 앞에 히키오가 있었다. 게다가 나는 히키오를 껴안은 채로 자고 있었다. 에?! 나, 어제 실수한 거야?! 그렇게 당황하며, 내 몸을 확인했지만, 다행히 아무 일도 없었던 모양이다. 히키오, 나를 여자로 보지 않는 거야? 뭔가 안심했지만, 짜증이 났다. 나는 자고있는 히키오의 뺨을 찔렀다.


"일어나, 히키오" 쿡 쿡

"으음... 조금만 더..."

"일어나! 지각한다구!" 찰싹

"으윽... 아파라... 무슨 여자가 그렇게 힘이 세냐..."

"그게 문제가 아니라, 히키오가 왜 또 우리 집에 있는 거야?!"

"기억 안 나냐? 어제 데려다주고, 돌아가려고 했는데... 네가 외롭다고 가지 말라고 했잖냐?"

"나, 나아가?! 그냥 술 기운에 그런 거니까...! 빨리 나가!" ///// 찰싹

"윽... 힘만 세네... 그러면 오늘 늦는다고 해줘. 근처 목욕탕에 가서 씻고 출근할 테니까. 나중에 보자"


어제 데려다줬으니까, 보답은 해야겠지... 히키오가 나가려고 해서, 일단 팔을 잡았다. 히키오의 손목 굵어... /////


"왜?"

"알았다구!! 어제 데려다줬으니까! 씻고 가" /////

"에... 그러면 미안한데... 넌 조금 더 누워있어. 답례로 아침 만들어 줄게"

"에?! 히키오, 요리도 할 수 있어?!"

"뭐... 어느 정도는"

"흐음... 믿을게"


남자에게 요리를 얻어먹을 날이 오다니... 전 남자친구는 한번도 해준 적이 없는데... 나는 히키오의 팔뚝과 목덜미를 보면서 슬며시 웃고 있었다. 뭔가... 히키오의 몸도 좋구... 사귀는 사람있을까...?


"히키오, 사귀는 사람있어...?" /////

"하? 있을 리가 없잖냐?"

"그래? 요리도 할 수 있고, 자상한데..."

"뭐... 이대로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만"

"그래도 히키오도 이제 결혼을 생각할 나이잖아?"

"그건 너도 잖냐? 난 혼자 살 거라서 괜찮아"


이대로 히키오랑 접점이 없어지는 건 싫어... 나는 요리를 하고 있는 히키오에게 제안을 했다.


"그, 그러면 히키오가 방 구할 때 까지 같이 사는 건 어때...?" /////

"하? 그러면 고마운데... 돈은 얼마나 주면 되냐?"

"안 받는 대신에 히키오가 가사를 해주면 돼"

"엑... 뭐, 집세에 비해서 싸게 먹히니까... 알았어. 그래도 식비는 절반씩 내자"

"알았어. 그러면 잘 부탁해. 히키오"

"아아, 나도 잘 부탁하마. 미우라"


오늘로 히키오와 나의 동거가 시작되었다. 역시 나도 가끔은 도와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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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치만 side


미우라와 동거하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다. 요즘 미우라가 달라붙어서 귀찮아... 게다가 오늘은 갑자기 기분이 안 좋아진 모양이고... 그 날인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자, 미우라에게 메신저가 왔다.


유미코
[히키오, 회의실로 따라 와]

하치만
[켁... 나, 잘못한 게 없잖냐?!]

유미코
[빨.리.와]

하치만
[네...]


메신저를 닫고, 미우라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따라 일어나서 같이 회의실로 향했다. 우리는 복도에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고 회의실로 들어갔다.


"어디... 불 켜는 곳이..."

"히키오, 잠시만..."

"네?"


미우라가 나를 불러서 뒤돌아보자, 미우라가 내 소매자락을 잡고 있었다. 오해 받을까 서둘러 풀려고 했지만, 미우라의 얼굴을 보고 금새 포기했다.


"혹시 무슨 일 있었어요?"

"둘만 있으니까 편하게 해... 부장님한테 혼났어..." 꾸욱

"무슨 일로?" 쓰담 쓰담

"기획서가 마음에 안 든대..."

"도와줄게, 금방 끝내면 되잖냐"

"하지만 히키오의 일도 있잖아?"

"괜찮아. 내일 출장이라서 오늘은 일이 적거든"

"왜?! 누구랑 가는 거야?"

"혼자야. 부장님께서 출장 다녀오라고 하셔서, 아마 며칠 못 들어갈 거야. 혼자서 잘 챙겨 먹어야 한다?" 쓰담 쓰담

"어, 어린애가 아니라구! 그 아줌마가...! 내가 따지고 올게!"

"하? 기다려. 부장님이 나를 믿어주신 거니까, 괜찮아. 걱정하지 마"

"그건 그래도... 걱정을 안 할 수 없잖아!"

"그런가? 그러면 죄송하지만, 부장님에게 동행을 부탁드리고 올게"

"왜, 그 아줌마를 선택하는 건데?! 나아가 있잖아!"

"네 성격이면 거래처 분들에게 민폐를 끼칠 거 아니냐..."

"하아? 나아를 얼마나 우습게 보는 거야?! 그래도 네 상사라구!"

"네, 맞습니다. 주임님..."


미우라는 화내면서 나를 데리고, 부장님에게 갔다. 나까지?! 이건 갑질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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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코 side


부장님에게 말을 해서 히키오랑 같이 출장을 가게 되었다. 하지만 내가 건의했을 때, 그 아줌마 웃던 거 짜증나... 게다가 허락해주는 대신 전병을 사와달라니... 우리는 오사카에 도착해서 미팅을 먼저 끝내고, 선물을 사기 위해서 도톤보리의 한 가게에 들어왔다. 부장님에게 쌓인 거 히키오에게 다 풀어버려야지.


"히키오, 부장님 선물을 사야하잖아?"

"전병이라고 했지? 적당히 골라줘. 선물은 내 분야가 아니라서 말이지"

"그러면 고르는 김에 과자 사도 돼?"

"저녁 먹을 건데... 살 찐다?"

"윽... 히키오가 날씬하다고 했잖아! 그리고 나중에 먹을 거야!!" /////

"그건 그렇지만... 그러면 하나만 골라"

"아싸! 역시 히키오 좋아해!" 꼬오옥

"하...?" /////

"앗... 그러니까, 과자를 사게 해줘서 좋다는 거라구!" /////

"누가 뭐라고 했냐... 식당 닫겠다. 어서 가자" /////

"응..." /////


역시 히키오는 나아를 여자로 보지 않는 걸까...? 그런 건 조금 싫어... 나는 빠른 걸음으로 가고있던 히키오의 셔츠 끝자락을 살며시 잡아서 같이 걸어갔다. 쇼핑을 끝내고, 히키오랑 예약한 식당에 들어가자, 커플 이벤트를 제안해줬다. 우리를 여행온 커플로 오해한 모양이다. 기분 좋게 식사를 끝마친 우리는 차를 타고, 시내를 드라이브하고 있었다.


"히키오, 자동차가 있으니까 편하네. 다른 사람들 눈에는 우리가 커플로 보이나 봐. 히히-" /////

"네가 딱 붙어 다니니까 그렇잖냐..." /////

"그래? 미안하게 됐네. 빨리 가줘, 돌아가서 쉬고 싶어"

"오, 오우..."


모처럼 여행 온 건데, 분위기를 모른다니까... 바보. 숙소에 가서 몰래 산 맥주나 마셔야지. 숙소에 도착할 때 까지, 나는 조용히 창 밖만 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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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치만 side


켁... 지뢰 밟았나... 같이 사니까, 어색한 분위기가 되면 애매하다고... 숙소에 도착하자, 나는 방을 나와서 미우라의 방으로 갔다.


똑 똑


잠시 후, 문이 열리고, 술에 취한 미우라가 나왔다. 그새 마신 거냐?!


"여기는 나아의 방이라구? 히키오는 상관없잖아..."

"아까는 내가 조금 심했어. 사과하고 싶어..."

"치- 일단 들어오라구"


미우라의 말에 방으로 들어가자, 미우라가 서둘러 문을 잠궜다. 그리고 미우라는 나를 문 쪽으로 밀어붙여 내가 빠져나갈 수 없도록 껴안았다. 이 녀석, 부드러워...!


"하...? 저, 저기 미우라 씨...?"

"히키오, 키스해봤어...?"

"아, 아뇨..."


내가 그렇게 말하자, 미우라는 살며시 웃으며 나를 바라보며 고개를 들었다. 왜, 눈을 감고 있는 거야?! 나는 방심하고 있는 미우라를 조금 밀어내고, 서둘러 잠금을 풀었다.


"...잊은 게 있어서 편의점에 다녀올게!"

"에..." 


나는 서둘러 미우라의 방을 빠져나와 방으로 들어갔다. 젠장... 그 녀석을 보기 더 어려워졌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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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라 side


히키오가 나를 피해서 도망갔다. 역시 나아는 히키오가 좋아하는 타입이 아닌 걸까... 거실로 돌아가려고 문을 다시 잠그려고 하자, 땅에 떨어진 히키오의 스마트폰이 보였다. 히키오의 스마트폰을 주워서 거실로 가려고 하자, 폰에서 알림이 울렸다.

띠링

[오빠, 언제 오는 거야?! 코마치는 외롭다구?]

이건 히키오의 폰인데... 여자에게서 온 LINE... 나에게는 여자친구가 분명 없다고 했는데...? 아까 분명 나랑 커플 취급 받아서 기분 나쁜 모양이었구... 역시 다른 여자랑 사귀고 있었던 거였구나!? 우으... 이번 여행에서 히키오를 넘어오게 만들 거야! 나는 그대로 히키오의 방으로 달려갔다.


띵동 띵동


히키오가 귀찮은 얼굴로 문을 열자, 나는 그대로 히키오에게 껴안았다.


"하...? 나에게 토하면 곤란한다?"

"토하려는 거 아니야! 히키오랑 같이 자고 싶어서 왔다구. 같이 자!" /////

"싫어"

"같이 자면 히키오가 좋아하는 가슴 만지게 해줄게!"

"읏... 필요없어" /////

"엑... 이, 이거 말하는 것도 부끄러웠단 말이야!" /////

"그러면 안 하면 되잖냐? 취했어. 그만 돌아가"

"싫어, 모처럼 히키오랑 여행 왔는 걸... 같이 안 자면 나아가 온 이유가 없잖아!"

"그게 목적이었냐!? 하아... 일단 들어와. 옷은 좀 제대로 여미고... 다 보이잖냐..." /////


히키오는 고개를 돌려서 나를 서둘러 방 안으로 넣어줬다. 히키오의 말에 나는 서둘러 가운을 똑바로 했다. 이런 것만 본다니까...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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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에 들어오자, 나랑 히키오는 서로 방 안에서 대치 중이다. 남자가 끈질기긴... 바닥에 토를 하는 척을 하자, 히키오가 놀라서 내게 뛰어왔다. 그때다 싶어서 히키오를 껴안았다. 내가 갑자기 껴안자, 히키오는 중심을 잃고 뒤로 넘어졌다. 그래서 내가 덮치는 자세가 되었다.


"히키오, 이제 끝났어"

"켁... 그만해. 너도 나랑 불편해지고 싶지는 않잖아?"

"그건 그렇지만... 모처럼 온 여행인데, 특별한 추억 정도는 만들어도 좋다고 생각하거든. 히히-"

"읏... 알았으니까, 비켜" /////

"싫어, 이건 나아가 주는 선물. 오늘 하루, 데이트 즐거웠어" /////


나는 팔에 힘을 빼고, 히키오의 위에 누웠다. 그리고 히키오를 바라보면서 입술에 키스했다. 금새 커피라도 마신 것일까... 내 입속으로도 단맛이 흘러들어왔다.


"히키오, 정말 좋아해" /////


정말 사랑스럽다는 눈으로 히키오를 바라보자, 히키오는 내 눈을 피했다. 그리고 내 머리를 자신의 가슴에 묻어줬다.


"바보냐... 이러다가 진심으로 빠지게 되도 책임 못 진다고..." /////

"괜찮아... 나아는 히키오를 정말 좋아하니까... 한번만 더 할래"

"에...?"


히키오의 얼굴을 바라보고, 아까보다 조금 더 긴 키스했다. 히키오도 처음에는 밀어내려고 했지만, 이내 내 머리카락을 쓰다듬어주면서 키스에 임했다. 키스가 끝나자, 히키오는 부끄러운지 고개를 돌렸다. 자세히 보니까, 귀가 빨갛게 물들어있었다. 엄청 귀여워... 내 휴대폰 배경화면으로 하고 싶을 정도라구.


"싫다며? 히히-"

"네가 너무 다가오니까... 미안" /////

"왜 사과하는 건데? 나아가 하고 싶어서 한 거야. 좋아해, 히키오. 히키오는 어때?"

"대답을 다음으로 미뤄도 될까...?"

"칫- 항상 그래! 몰라, 잘 거야!"


나는 그대로 누워서 히키오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히키오의 심장 소리를 들으니까, 내 심장이 미친 듯이 뛰는 것 같았다. 바보, 언제까지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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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치만 side


출장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나는 여전히 미우라의 말에 답을 해주고 있지 않고 있다. 미우라도 조금씩 신경을 쓰는 느낌이었다. 역시 회사, 그만둘까... 미우라랑 사내연애를 하다가 헤어지게 되면, 미우라에게만 미안하고... 그 전에 아예 싹을 잘라버려야겠지. 나는 점심시간에 미우라를 다른 동료와 함께 보내고, 부장님을 찾아갔다.


"부장님, 사직서입니다"

"에... 히키가야 씨, 뭔가 어려운 일이라도 있는 건가요...?"

"네, 그냥... 불안해서요. 제 자리는 여기가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히키가야 씨의 솜씨라면 승진도 어렵지 않을 텐데요... 일단 사직서는 제가 가지고 있겠습니다. 마음의 정리를 하고 다시 보는 게 어떨까요?"

"일단 알겠습니다, 일주일 후에 뵙겠습니다. 다른 동료들에게는 사정이 생겨서 잠시 쉬게 됐다고 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꾸벅

"하아... 알겠습니다. 그러면 다음 주에 뵐게요. 히키가야 씨. 꼭 나와주세요"

"네, 부장님"


아무에게도 안 들키고, 부장님에게 이야기를 전해서 다행이다... 그 녀석이 알았다면, 거절하지 못 했을 거야... 일단 서둘러 집에 가서 짐을 정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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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코 side


후아- 맛있었다. 뭐, 히키오도 적당히 챙겨먹었겠지? 동료들과 커피를 마시면서 사무실에 들어왔을 때는 히키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밖에 가서 사먹고 있나? 나는 계속해서 곁눈질로 히키오의 자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하지만 점심시간이 끝나도록 히키오가 돌아오는 일은 없었다. 2시가 되자, 사무실로 부장님이 들어오셨다.


"자, 회의를 시작할게요. 다들 앉아주세요"

"부장님, 히키가야 씨가 아직 안 들어왔는데요"

"뭐야뭐야, 남자친구 걱정하는 거야? 부럽다~"

"사오리?" 찌릿

"읏... 미안"


부장님은 우리의 대화가 끊어지자, 천천히 이야기를 해주셨다.


"히키가야 씨는 오늘부터 사정으로 잠시 회사를 나올 수 없다고 합니다.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하니... 이제 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나는 부장님의 말에 힘없이 의자에 앉았다. 나에게 그런 말 없었는데... 그, 그래도 집에 가면 있겠지...? 나는 천천히 흘러가는 시계만 바라보고 있었다. 회의가 끝나자, 서둘러 조퇴를 하고 집으로 향했다. 히키오, 집에 있어줘...! 서둘러 달려온 집 앞에는 히키오의 차가 없었다. 뭔가에 쫓기듯이 현관문을 열었지만, 집은 어두웠고, 히키오의 짐이 모두 빠진 상태였다. 내가 고백만 안 했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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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치만 side


일주일 후, 회사에 도착하자, 나는 로비에서 부장님을 기다렸다. 그러자 부장님이 뭔가 어색한 표정으로 나를 맞이해주셨다.


"히키가야 씨, 생각은 해봤나요?"

"역시 퇴사하겠습니다. 그게 옳은 것 같아요"

"그런가요... 혹시 미우라 씨를 보지 못 했나요?"

"네... 그 동안 본 적은 없습니다만... 뭔가 문제라도...?"

"미우라 씨가 연락이 되지 않아요... 걱정이 돼서 집에도 가봤지만, 없는 모양이에요..."

"언제부터 그랬죠?"

"히키가야 씨에게 사직서를 받은 날부터요..."

"하아... 일단 저도 찾아보겠습니다. 동료였으니까요"

"부탁할게요. 그리고 언제든지 다시 와주세요. 히키가야 씨는 저희 회사에 필요한 사람이니까요" 꾸벅

"알겠습니다, 부장님" 꾸벅


부장님과 대화를 마친 나는 서둘러 미우라의 집으로 향했다. 차에서 내려 계단을 올라서 미우라의 집 문 앞에 섰다. 오늘 우편함에 넣고 사라지려고 했는데... 젠장... 나는 열쇠를 넣어서 현관문을 열었다. 방은 맥주 캔이 뒹굴고 있었다. 미우라는 괜찮은 건가? 걱정이 되서 거실로 들어가자, 미우라는 소파에서 자고 있었다. 사람 걱정시키기는... 하지만 미우라의 얼굴은 전보다 훨씬 야위어져 있었다. 하아... 일단 온 김에 뭐라도 만들어 주고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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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코 side


눈을 뜨자,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으윽... 요즘 먹을 것도 안 먹고 술만 먹었으니까... 속이 안 좋아... 으욱... 물이라도 마실까 해서 부엌을 쳐다보자, 히키오가 요리를 하고 있었다. 뭐야... 꿈인 거야? 그렇게 보고 싶을 때는 꿈에도 안 나오더니... 왜 이제야 나오는 거냐구... 나는 천천히 다가가서 히키오의 등을 껴안았다. 그리운 느낌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난 눈물을 닦지 않고, 더욱 힘껏 껴안았다. 이제 더 이상 사라지지 마... 난 히키오를...


"저기... 요리하는데, 불편하다만..."

"꿈 정도는 나아 마음대로 해도 되잖아...?" 울먹 울먹

"꿈... 하아... 그래, 네 마음대로 해"

"응... 고마워..."


가만히 서서 오랜 시간을 껴안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자 히키오가 뒤돌아서 나를 바라봐줬다. 그리웠던 얼굴... 히키오의 얼굴을 보자, 멈췄던 눈물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엑... 왜 우는 거냐..."

"히키오의 얼굴... 그리웠으니까... 같이 살면서 사진을 찍은 것도 없고... 너무 보고 싶었는데..." 울먹 울먹

"그, 그랬냐... 그건 몰랐어..."


히키오는 자상하게 내 뺨에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닦아줬다. 이 꿈... 깨고 싶지 않아. 설령 내가 죽는다고 해도. 그렇게 생각하자, 히키오는 조용히 내 머리를 자신의 가슴에 묻어줬다. 히키오의 심장 뛰는 소리를 들으니까, 마음이 조금은 진정됐다. 다시 이 위에서 잠들 날이 올까...


"내가 사라지고, 회사도 안 갔다고 들었어. 방이 이렇게 어질러 놓고, 술만 마신 거냐?"

"술을 마시고 다 잊고 싶었어... 하지만 마시면 마실 수록... 더... 생각나서..." 울먹 울먹

"너 다운 변명이네... 이제 괜찮아졌냐?"

"아직... 나아, 역시 술 마시고 뭔가 한 거야...? 그 날부터 히키오가 조금씩 나를 밀어내고 있잖아..."

"별 일 없었어... 단지 내가 떠나고 싶었을 뿐이야. 내가 처음에 모르고, 이 집에 들어왔을 때는 보내줬잖아. 그러니까 이번에도 보내줘.
부탁할게..."

"거짓말... 지금 히키오는 그러기를 원치 않고 있는 걸. 사실대로 말해줘, 부탁할게. 나아, 더 이상은 괴로워서 살고 싶지 않아..." 울먹 울먹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법이잖아? 난 너를 행복하게 해줄 힘이 없으니까. 나보다 더 좋은 놈은 많아. 넌 내게는 너무 과분한
여자니까" 쓰담 쓰담


히키오는 자상하게 웃으면서 내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꿈인데도, 마치 진짜처럼 느껴져서 다시 눈물이 나왔다.


"아니야! 히키오가 더 아까워! 엄청 자상하고, 요리도 잘하고, 항상 나아의 이야기도 귀담아서 들어주고... 그러니까 절대, 절대 포기 안 해!!" 꼬옥

"...넌 정말 나를 버리지 않을 거야?"

"사랑하는 사람을 버리는 바보가 어딨냐구!"

"고마워, 사실 네가 나를 싫어하게 되는 게 겁이 났어. 처음 느낀 그 감정은 행복했지만, 나중이 무서웠으니까..."

"나아가 히키오를 싫어할 리가 없잖아... 바보. 정말 사랑한다구..."


나는 까치발을 들어서 히키오를 쳐다봤다. 키가 히키오보다 많이 작았지만, 잡지에서 남자랑 여자가 키스하기 좋은 키 차이가 12cm라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지금이면 딱 그 정도겠지... 나는 그대로 히키오를 쳐다보며 키스했다. 그러자 히키오도 나를 꽈악 안아줬다. 키스가 끝난 후에도 나는 히키오를 잊고 싶지 않아서 계속 쳐다봤다.


"꿈인데... 심장이 터져서 죽을 것처럼 뛰어... 히히-" /////

"그야, 꿈이 아니니까..." /////

"에... 거짓말..."


나는 히키오의 말에 힘껏 뺨을 꼬집었다. 너무 아파서 피맛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렇다면 꼭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


"꿈이 아니야... 히키오!"

"어-


나는 있는 힘껏 히키오의 뺨을 때렸다. 히키오는 맞고 휘청거렸다. 하지만 나는 멈추지 않고, 다시 같은 쪽 뺨을 때렸다. 히키오는 내가 다시 때릴 줄 몰랐는지, 이내 균형을 잃고 넘어졌다. 그대로 나는 넘어진 히키오에게 다가가서 키스했다. 특별히 이걸로 봐주는 거니까... 아직 히키오는 이 갑작스러운 흐름을 이해 못 하는 모양이었다. 조금 가여워진 히키오를 꽈악 껴안아줬다.


"다시는 내버려두지 마, 때려서 미안해. 아팠지?"

"네가 받았을 상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미안해"

"한번만 더 그러면 날려버릴 거니까... 히히-  그리고 히키오에게 여친이 있어도 힘낼 거니까... 각오하라구!" /////

"하...? 나, 여친 없다고 말 안 했었나?"

"에... 에...?! 그, 그러면 저번에 LINE 온 여자는 누구야?!" /////

"내 동생. 본가에 와달라는 메시지였어. 고등학교 때 합숙에서 봤잖냐?"

"므으... 그걸 아직도 기억하고 있을 리가 없잖아!" /////

"그런가... 그때 너는 하야마를 쫓아서 합숙에 갔던 거니까"

"다, 닥쳐!" ///// 퍽


나는 히키오의 배를 주먹으로 때렸다. 부끄러운 과거를 이야기하지 말라구...! 


"아하하... 여전하네. 다행이다"


히키오는 웃으면서 일어나서, 다시 부엌으로 갔다. 뭔가 예전의 사이로 돌아온 느낌이라서 마음이 차분해지고, 기분이 좋아졌다. 그러면 난 그 동안 정리나 할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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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치만 side


내가 만든 요리를 미우라는 맛있게 먹어줬다. 이만 갈까... 무사하다는 것도 알게 됐으니까... 소파에서 내 손을 잡고 있던 미우라에게 살며시 말했다.


"그러면 이제 난 갈게"

"에... 왜...?!"

"네가 걱정되서 온 거니까. 난 회사를 그만뒀지만, 너는 잘 다녀야지. 미우라 주임님" 쓰담 쓰담

"....."


또 화난 모양이네. 하지만 어쩔 수 없잖냐... 너랑 나는 계속 싸우게 될 거라고.


"왜... 떠나는 거야...? 나아는 히키오를 좋아해! 그것도 엄청 많이... 히키오는 나아가 싫어...?"

"그야... 싫어한다면 거짓말이겠지..."

"그렇다면 사귀면 되잖아?"

"만약... 사귄다면 우리의 관계가 오랫동안 지속될까?"

"말했잖아, 나아가 히키오를 싫어할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아. 히키오가 바람만 안 핀다면... 바람 피우면 죽여버릴 거니까...! 히히-"


이 녀석의 미소를 평생 볼 수 있을까... 만약에 내가 깊이 빠졌는데, 그녀가 다른 남자를 좋아하게 된다면... 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오히려 히키코모리가 될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사전에 그 시발점을 제거하는 것 뿐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녀석의 미소를 보니까, 내가 잘못 생각한 것 같다. 이 사람이 내가 진심으로 좋아할 마지막 사람이니까.



"그래, 널 믿을게. 다시 여기서 지내도 될까...?"

"응...! 그거면 돼. 다시는 날 떠나지 마..." 꼬옥

"미안해, 네게 상처를 줘서..."

"그걸 알고 있는 사람의 대답이 그렇냐구- 칫... 히히-"


역시 이 웃는 모습을 지키고 싶다고 생각했다. 영원히 지킬 수 있다면 좋겠는데...

 

-----



부장님에게 다시 연락을 해서 회사에 복귀를 물어봤다. 다행히 부장님이 사표 처리를 안 해주셔서 문제 없이 복귀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일로 부장님은 미우라와 나의 사이를 눈치챈 모양이지만... 우리가 회사를 며칠이나 쉬었기 때문에 야근의 연속이었다. 다행히 오늘은 조금 빨리 회사 일을 마치고, 같이 집으로 향했다. 둘이서 살기에는 좁은 집이지만, 미우라는 미소를 띄우면서 집에 들어간다. 뭐가 그렇게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집에 도착하면 편한 옷은 갈아입은 뒤, 항상 내게 기대서 스마트폰을 한다.


"뭐, 하냐?"

"친구랑 LINE. 히키오는 그 책 재미있어?"

"뭐, 그럭저럭... 조금 떨어지면 안 되냐?"

"하아? 역시 히키오는 나아를 싫어하는 거지...?"

"켁... 그러니까 좋아한다고 했잖냐... 괜히 말하게 만들지 말라고..." /////

"역시 히키오가 좋아! 나아가 폰만 봐서 삐진 거지? 귀여워" ///// 쓰담 쓰담


뭐... 가끔은 얕보이는 것도 좋네... 미우라는 내 머리를 쓰다듬더니, 뭔가 생각났는지 갑자기 방으로 들어가서 CD를 가지고 왔다. 웬 CD? 미우라는 웃으면서 CD를 DVD 플레이어에 넣었다. 그러고는 거실의 불을 끄고, 내게 다가와서 내 허벅지 사이에 앉았다. 왠지 코마치가 무서운 영화 볼 때 하는 것과 비슷한데... 아니라 다를까, TV에는 공포 영화 타이틀이 나왔다.


"갑자기 웬 공포 영화냐?"

"남자친구랑... 이런 거 보고 싶었다구..." /////

"켁... 나, 남자친구?!" /////

"좋아한다며! 그러면 사귀면 되잖아? 나아, 확실히 좋아하기는 하는 거야?" /////


미우라는 내 손을 잡아서 자신의 가슴 위에 올려놓았다. 이 녀석 의외로 말라보이니까... 이런 짓 하지 말았으면 좋겠는데... /////


"어때, 엄청 뛰지? 나아는 이 만큼이나 히키오를 사랑하고 있으니까. 히히-" /////


이렇게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당사자는 곤란하다고. 난 네게 해준 게 없으니까... 조금 장난이라도 칠까...


"읏... 역시 살이 좀 빠졌네. 조금 작아졌어"

"하아?! 서, 설마 잘 때 만지는 거야?" /////

"장난이야. 네 마음은 잘 알고 있으니까, 나도 좋아해"


미우라는 얼굴이 붉어지더니 서둘러 방의 불을 끄고, 다시 내 다리 사이에 와서 앉았다. 그러니까 거기가 네 지정석이냐고... 처음에는 그저 그런 B급 영화인가 보고 있었지만, 갑자기 나온 거미 귀신에는 정말 놀랐다. 저런 게 갑자기 튀어나오면 놀랄 수 밖에 없지...


"히읏... 히키오..." 꼬옥

"그러니까 무서운 걸 왜 보자고 한 거야..."

"히키오가 놀라는 모습이 보고 싶었으니까..."

"끌까?"

"조금 더 볼래... 그 대신 꽉 안아줘"

"네에네에"


미우라를 내 쪽으로 끌어당겨서 나는 미우라의 어깨에 얼굴을 올렸다. 미우라에게서 좋은 향기가 나서 영화의 몰임이 되지 않았다. 나, 분명 미우라랑 같은 바디워시랑 샴푸를 쓰는 거 맞지? 미우라의 향기를 피해서 고개를 들자, 미우라의 목덜미가 눈에 들어왔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나도 모르게 미우라의 목덜미에 키스하고 있었다.


"읏... 히키오, 간지러워..." 

"미안... 미우라의 목덜미가 너무 예뻐서..." /////

"칫, 특별히 봐주는 거다?" /////


미우라가 다시 영화에 집중하자, 이번에는 볼에 키스했다. 부드럽네... 미우라는 키스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웃으면서 나를 바라봤다.


"히키오, 오늘 따라 이상해. 히히-"

"뭔가 내가 해준 게 없는 거 같아서..."

"하아? 억지로 할 필요없거든-"


미우라는 토라진 듯, 다시 영화에 보기 시작했다. 내 말은 아직 다 안 끝났는데... 이번에는 미우라의 귀를 물고, 목덜미를 물었다. 미우라는 '히얏'이라는 귀여운 소리와 함께 다시 한번 나를 노려봤다. 화난 모습도 귀엽네...


"억지로가 아니야. 널 좋아하니까"

"읏... 히키오가 먼저했다? 나아, 이제 참을 수 없어..." /////


미우라는 뒤돌아서 상의를 벋었다. 그러자 내 눈 앞에는 핑크색 브래지어가 눈에 들어왔다. 또 핑크색이네, 한결 같은 녀석이잖아... 미우라가 다가와서 나랑 마주보는 자세로 앉더니, 손을 깍지 끼는 것부터 시작해서 키스를 했다. 영화를 본다고 불을 꺼뒀기 때문에, 밖의 불빛만 창문으로 들어와 우리 둘 사이를 비췄다.


똑 똑


"히앗?! 좋을 때인데... 므으..."

"뭐지? 늦었으니까, 내가 나가볼게. 넌 다시 옷 입어"

"설마... 영화처럼... 히키오, 조심해!"


문을 열자, 중년의 남성이 나를 노려봤다. 그러고는 멱살을 잡았다. 그에 놀란 미우라가 거실에서 뛰쳐나왔다.


"엑... 아빠?!"

"유미코, 이 녀석은 누구냐?!"

"켁... 아버님? 여기에는 사정이-"


미우라의 아버님은 내 말을 끊고, 배에 주먹을 날렸다. 크헑...! 미우라는 서둘러 달려가서 아버님을 말렸다.


"아빠! 히키오를 때리면 어떻게 해! 괜찮아, 히키오?"

"괜찮아... 고등학생 때도 비슷하게 맞았거든. 아버님, 진정하시고 들어오세요"

"하아... 일단 이야기는 들어보겠네. 그 이후에 어떻게 할 지 정해야겠지만..."


아버님을 소파에 앉혀드리고, 나랑 미우라는 바닥에 정좌 자세로 앉았다.


"그래서 둘은 무슨 사이냐?"

"아빠, 나아랑 히키오는- "그냥 동거인 사이입니다. 제가 계약 사기를 당해서 미우라네 집에 얹혀 살고 있습니다"

"그러면 자네는 다 큰 여자의 집에서 지내도 된다는 뜻인가?"

"그건 아닙니다... 하지만 따님에게는 손끝 하나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자네는 내 딸이 매력이 없다는 말인가?"

"에...? 아버님은 뭘 원하시는 거죠...?"

"아, 정말! 그러니까 히키오는 나아랑 사귀는 사이라구!!" /////

""엑...""

"자네, 아까는 손끝 하나도 건드리지 않았다고 하지 않았나?!"

"켁... 하지만 사실입니다..."

"유미코, 이 녀석 가능한 거냐?"

"아마 그렇다고 생각해"

"죄송합니다..."

"하아... 자네 직업은 뭐지?"

"미우- 유미코랑 같은 직장에 다니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유미코의 상사겠구만"

"아뇨, 후임입니다..."

"하아... 유미코, 이 녀석은 안 된다!"

"...그러면 나아, 절연할게요. 그 동안, 감사했습니다" 꾸벅


미우라는 그대로 인사를 하더니,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래서 나랑 아버님은 잠시 어안이 벙벙했다. 에... 그래도 미우라를 따라가야겠지...


"아버님, 유미코를 데려올게요. 걱정마세요"

"....."


나도 서둘러서 미우라의 뒤를 쫓아갔다. 하지만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어서 근처 공원으로 뛰어갔다. 다행히 공원의 벤치에는 미우라가 앉아있었다.


"그렇게 나가면 어떻게 하냐?"

"아빠가... 히키오를 안 좋아하는 걸... 그러니까 나아도 떠난 거야. 후회는 없어"


미우라는 조금 쓸쓸한 듯이 웃었다. 하아... 왜 자기 생각만 하는지... 나는 미우라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 미우라의 손을 잡아줬다.


"바보냐. 네 아버지는 네가 정말로 소중하니까, 내게 주실 수 없었던 거라고"

"그래도... 나아가 좋아하는 사람인 걸? 믿어줬으면 이런 일은 없었다구"

"그래도, 같이 가서 사과드리자. 그리고 허락 받으면 되잖냐?"

"정말...? 히키오, 나아랑 결혼하기 싫어하잖아?"

"가족보다 남자친구를 선택하는 바보를 누구에게 주냐... 자, 돌아가자" /////

"히키오 때문에, 특별히 아빠를 봐주는 거다?"

"그래도 아버님을 좋아해드려. 우리 아버지를 보는 느낌이거든"

"흐음... 남자들만의 뭔가가 있다는 거야?"

"뭐, 그렇지..."

"칫, 바보같아... 이만 가자"


미우라는 바지를 털고 일어나서 내 손을 잡았다. 돌아가려고 놀이터를 빠져나오자, 입구에는 미우라의 아버님이 서 계셨다. 미우라는 천천히 아버님의 앞으로 다가가서 용서를 빌었다.


"아빠, 죄송해요. 하지만 전 히키오가 좋아요! 제발 교제를 허락해주세요. 부탁드릴게요" 꾸벅

"뭐, 확실히 네 남자친구로는 아깝구나. 잘 해봐라, 이제 네 남편이 될지도 모르잖냐? 아빠는 이만 갈게. 남자친구에게도 미안했다고 전해주렴"


제게도 다 들린다고요. 다행히 아버님은 내가 그렇게 싫은 느낌은 아니였나보다. 미우라는 어버님이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고는, 내게 달려와서 안겼다. 이렇게나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덩달아 나까지 기분이 좋아진다.


"아빠가 허락해줬어!" ///// 꼬옥

"그러냐, 수고했어" 쓰담 쓰담

"히키오, 기뻐하는 느낌이 아닌데?"

"아니야, 무척 기뻐. 날도 추운데, 이만 돌아갈까... 유미코" /////

"에... 응! 하치만, 좋아해! 히히-"


나중에 꼭 정식으로 인사드리러 가야겠지...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사랑스러운 소중한 딸을 주셨으니까. 집으로 가다가, 미우라는 내게 부끄러운 듯이 내 소매를 잡고 말했다.


"아빠는 갔으니까, 아까 집에서 하던 거 이어서 하자..." /////


추운 겨울 밤이지만, 오늘은 조금 따뜻한 밤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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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필로그


요즘 과장님이 나를 마음에 안 들어하신다. 내가 뭔가 잘못한 걸까... 


"대리님! 와보세요"

"하아... 네, 과장님..."


과장님의 책상으로 다가가자, 그녀의 이름이 적힌 명패가 보인다. [히키가야 유미코] 라고 적혀있지만, 나는 예전의 이름이 더 마음에 든다. 물론 결혼해서 싫은 건 아니지만. 내가 명패를 보고있자, 과장님은 조금 짜증난다는 미소를 띄우며, 내게 말했다.


"하치만 대리님, 보고서가 마음에 안 드네요"

"하아... 이번에는 무슨 부분이 마음에 안 드시는 거죠?"

"내용이 없잖아요, 세세하게 다시 써오세요!"

"네에..."


보고서를 가지고 자리로 돌아오니, 옆자리에 앉은 사사키가 궁금한 게 있는지 내게 물어왔다.


"무슨 일이에요? 하치만 대리님"

"하아... 출장을 다녀왔는데, 뭔가 마음에 안 드는 모양이야..."

"켁... 사모님에게 싹싹 비는 게 좋은 것 같은데요..."

"사실... 호텔 근처의 파칭코 가게를 다녀왔거든. 걸리면 잔소리로 안 끝날 거다. 하아..."

"헤에... 대리님, 파칭코도 하시나요?"

"할 게 없으면 가끔은. 용돈이 쥐꼬리만 해서 심심하면 하는 거지, 뭐..."

"그래도 자제하시네요- 그래서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뭐, 적당히 얼버무려야지..."

"헤에- 적당히 얼버무린단 말이죠...? 하.치.만.대.리.님?" 고오오


뒤에서 과장님의 목소리가 들리자, 나랑 사사키는 얼어붙었다. 사사키는 조용히 원래 자리로 돌아가고, 나는 과장님에게 팔을 잡혀 어디론가 끌려갔다. 회의실로 들어가서 과장님은 문을 잠궈버렸다.


"빨리 말해. 뭘 얼버무린다는 거야?"

"그냥... 뭐, 이것저것. 하지만 진짜 아무 일도 없었어. 믿어줘"

"그런데 왜 알려주지 않는 건데! 이제 몰라, 마음대로 해!!"


유미코가 회의실의 문을 열려고 하자, 나는 서둘러 유미코를 뒤에서 안았다. 사귈 때는 많이 안아줬는데... 정말 오랜만에 안아보네...


"네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라니까... 사실 파칭코를 했어. 말하기 그래서..." 긁적 긁적

"하아...? 그걸 숨기고 있었던 거야?! 얼마 정도 썼는데? 말해봐"

"만엔 정도... 미안"

"하아... 이 바보. 하치만도 돈을 버니까, 이해는 하는데... 도박은 나쁜 거니까 하지 마. 괜히 엉뚱한 걸로 고민한 나아가 바보같잖아..." /////

"미안해... 결혼하고 별로 못 안아준 것 같아서... 오늘 할까?" /////

"하아...?!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나, 하면 제대로 하는 거 알지? 각오해둬. 히히-" ///// 꼬옥

"네... 뭐, 둘째 이야기하려고 했으니까"

"에... 두, 둘째?! 우으... 시기로는 물론 오늘이 딱인데... 항상 관심 없어 했잖아!" /////

"유우나가 태어난지 얼마 안 됐을 때니까 그렇지... 부탁인데, 오늘은 재워줘"

"싫어. 지금까지 화나게 한 거 전부 다 풀 거니까! 히히-  갈까요, 하치만 대리님?" ///// 쪽

"네, 유미코 과장님..."

"기운내라고, 아빠 씨? 히히-" 팍

"으윽..."


유미코에게 등을 맞고, 회의실을 나왔다. 유미코가 화난 걸 겨우 풀었는데, 더 큰 문제가 생기다니... 유우나, 내일 놀아주기로 한 거 못 지킬 것 같아... 내 생각은 모르고, 옆에서 싱글벙글 웃는 와이프가 야속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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