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비오는 날이지만, 시간이 남아서 동네를 한 바퀴 돌아보고 있었다.
사실은 Max 커피를 사러 밖으로 나온 거 였지만...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고 있는데, 놀이터에 기모노를 입은 여성이 비를 맞으며 벤치에 앉아있었다.
나는 서둘러 달려가, 여성에게 우산을 씌워드렸다.
"뭐 하고 계신 건가요?"
"비라도 맞고 있으면 남편과 같이 있는 기분이 들어서요... 너무 바보 같았나요? 후후"
"아뇨, 정말 대단하세요"
"고마워요... 하지만 저는 이제...
말씀하시더니, 갑자기 쓰러지셨다...
에? 일단 이마에 손을 올려보니, 뜨겁다.
나는 Max 커피를 벤치에 내려두고, 유키노시타의 어머니를 업어서 집으로 향했다.
미안해... Max 커피야. 널 놔두고 갈 수 밖에 없다...
집에 도착한 나는 먼저 젖은 기모노를 벗겨드렸다.
친구 어머니 옷을 벗기다니... 유키노시타가 알면 쓰레기 취급 하겠지?
옷을 벗겨드리니, 검은색 레이스가 달린 속옷을 입고 계셨다.
읏... 원래 기모노에는 이런 속옷을 입는 건가?
-----
세츠나 side
일어나보니, 옆에는 아까 놀이터에서 본 남자가 앉아서 자고 있었다.
이 남자는 남편의 장례식에서 봤던 유키노의 친구인 히키가야군인 것 같았다.
머리에는 물 수건도 있고... 간호해준 건가?
자세히 보니, 입고 있던 옷도 간편한 옷으로 바뀌어 있었다.
히키가야군은 착하네... 유키노랑 하루노가 왜 히키가야군 이야기를 했는지 알겠어.
그러면... 내 기모노는...
나는 서둘러서 기모노를 찾아 내려가보니, 치하루양이 있었다.
고등학교 때, 유일하게 나의 친구가 되어준 치하루양...
"치하루양..."
"어? 아까 그 신발은 세츠나꺼 였구나- 왜 아들의 방에서 내려와? 설마..."
"에? 그러면 치하루양의 아들이 히키가야군?"
"하하- 전혀 안닮았지? 그것보다 방에서 무슨 짓을 한거야?"
"아, 안 했어! 히키가야군이 나를 간호해줬어" /////
"남편이 없다고 친구의 아들과 바람을 피다니..."
"무, 물론 히키가야군도 잘 생기고, 자상하지만... 남편도..." /////
"알았어... 네 기모노는 내가 말려놨어. 사귈 때, 남편이 사준 거지?"
"응... 처음이자 마지막 선물이였어..."
"하아... 그런 남편이 뭐가 좋다고..."
사실 남편은 겉과 속이 완전히 다른 사람이였다.
밖에서는 애처가인 척을 하지만, 안에서는 가정폭력을 일삼는 사람이였다.
그 때문에 하루노는 표정을 들어내지 않는 아이가 되었고, 유키노도 웃는 일이 없어졌다.
죽은 편이 잘 됐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는 유일하게 나를 알아준 사람이었다.
"하아... 내 아들과 결혼할 딸을 주는 것도 좋은데-"
"에? 유키노랑 하루노를?"
"아쉬우면 네가 데리고 가던가- 히히"
"하아... 못 말려. 만약에 히키가야군이 늙었다고 싫어하지 않을까...?" ///// 중얼
"에? 진짜 데리고 갈려고?!"
"아, 아무말도 안 했어!" /////
"역시 세츠나 귀엽네... 아, 옷 빌려줄게. 따라 와봐"
"응... 고마워..." /////
히키가야군의 냄새가 배인 옷도 좋지만, 역시 맞는 옷을 입어야 겠지...
치하루양을 따라서 방으로 들어갔다.
치하루양은 나에게 원피스를 줬다.
"에? 이건 조금 야하지 않아?"
"입어" 고오오
"에... 이게 어울릴까?"
"넌 귀여워서 뭐든지 어울려"
"그래도... 우으..." /////
내가 안 입자, 치하루양이 강제로 내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세츠나... 내 아들을 유혹 하려고, 야한 속옷을 입고 오다니... 기특해!" 쓰담 쓰담
"아, 아니야... 어쩌다 보니... " /////
강제로 입혀진 원피스는 딱 맞았다.
"키는 그렇지만... 가슴도 안 컸다는 건가..."
"치하루!!" /////
"아하하- 장난이야. 그래도 기운을 차려서 다행이다"
"고마워... 네가 내 친구라서 다행이야..." ///// 울먹
"아- 울지 마! 왜 울어? 이제 행복해질 일만 남았는데? 머리도 빗어줄게. 앉아봐"
"응..." 훌쩍
치하루양의 앞에 앉으니, 잠이 쏟아졌다.
안심해서 그런가... 치하루양, 고마워...
"맨날 올림머리만 하는데, 넌 역시 머리 내린 게 귀여워"
"응. 알았어... 흐-암"
"졸려? 요즘 잠도 못 잤지? 내게 기대서 자"
"그러면 잠시만 잘게..."
"잘 자. 세츠나짱"
"후후, 이제 여기서 화장을 연하게 하면... 짠! 켁... 완전 10대잖아?! 나도 젊어지고 싶어..."
-----
하치만 side
일어나니, 유키노시타의 어머니가 보이지 않았다.
내려가니, 건조대에 기모노는 걸려있었지만, 역시 유키노시타 어머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TV를 보시는 엄마에게 물어봤다.
"아까 안방에 들어가던데?"
"그래? 아프신 건 괜찮아?"
"아아, 아마도...? 걱정되면 네가 간호해주던지-"
"하아? 친구의 어머니라고"
"그 친구 좋아해?"
"별로..." /////
"음... 그러면 잘 해봐-"
엄마는 그렇게 말하면서 코마치의 방으로 들어갔다.
뭐지? 뭔가 이상한데...
일단 나는 안방 문을 열었다.
끼익
안방에는 유키노시타가 자고 있었다.
기모노를 받으러 온 건가?
일단 유키노시타를 흔들어 깨웠다.
"으, 음...? 히키가야군?"
"유키노시타, 기모노 받으러 왔냐?"
"에? 으, 응..."
"너네 어머니 많이 힘들어 보이시던데... 한 동안 본가에서 지내는 게 어떠냐?"
"응... 생각해 볼게, 잠시만 화장실 좀... 히키가야군은 여기에 있으렴"
"아아"
나에게 뭔가 보여지면 안되나?
-----
세츠나 side
나는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는 치하루양에게 가서 말을 걸었다.
"히키가야군이 나를 유키노로 알고 있던데? 나, 그렇게 어려보여?"
"히히- 그게 바로 내 화장 실력이지! 하치만이 뭐래?"
"그게... 내가 걱정된다고, 본가로 가라고 했어..." /////
"헤에... 그래서 어땠어?"
"자상하고 멋있었어..." /////
"그러면 사귀는 거지? 고백할 거야?"
"아직 히키가야군은 유키노로 알고 있는데...?"
"음... 데이트 하면서 술 좀 먹이고, 감금해"
"진짜 히키가야군의 부모가 맞는 거야?"
"친구하고 아들의 행복을 위해서야. 힘내!"
"으, 응..." /////
츠즈키에게 바로 전화를 걸었다.
"사모님, 어디십니까?"
"잠시 일이 있어서... 유키노의 남자로 히키가야군이 어울리는지 확인 할려고 해요"
"제가 알려드릴 수도 있습니다만... 직접 알고 싶으시면 어쩔 수 없죠. 히키가야님의 맞은편 댁을 구매해놓겠습니다"
"아, 모든 가구 놔두고 가라고 해주세요. 모든 금액은 유키노시타가에서 부담한다고 해주시고, 유키노랑 하루노에게는 비밀이에요"
"네, 알겠습니다. 기운을 차리셔서 다행입니다, 사모님. 그러면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띡
나는 다시 히키가야군이 기다리는 방으로 돌아갔다.
끼익
"유키노시타, 무슨 일있었냐?"
"아니, 괜찮아. 히키가야군, 잠시만 나 좀 따라와 줄 수 있어?"
"아아, 가벼운 일이라면..."
나는 히카가야군을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현관문을 닫을 때, 치하루양이 웃은 것 같지만...
-----
하치만 side
오늘 따라 유키노시타가 뭔가 다른 느낌이지만...
"그래서 유키노시타, 어디로 갈 거냐?"
"나..." /////
어디를 말하려고 뜸들여서 말하는 거지?
"편의점에 가보고 싶어"
"에?"
"역시 싫어...?"
"아니 아니, 좀 당황스러워서... 나도 Max 커피를 사러 가야 하니까 가자고" /////
"응...!"
오늘 따라 좀 귀여운 느낌이네... /////
유키노시타와 도착한 곳은 집 근처의 편의점이였다.
유키노시타는 마치 놀이동산에 처음 온 아이처럼 좋아했다.
"우와... 싸다... 히키가야군은 뭐 살 거야?"
"나는 Max 커피. 이것만 있으면 돼"
"그거 맛있니?"
"저번에 먹어봤지 않나?"
"까, 까먹었어..."
"엄청 단맛이다"
"에... 그런 거 좋아하는데... 나도 하나 사볼까"
에? 유키노시타는 저번에 Max 커피가 너무 달다고 했는데... 뭐 취향은 바뀌는 거니까...
"너는 뭘 살려고?"
"나는 그... 막대 과자?"
"포키를 말하는 거냐?"
"응! 또... 맥주!"
"에? 너, 맥주 살려고?"
"같이 안 마셔줄거야...?"
"하아... 알았다고..."
유키노시타는 맥주를 집더니, 2개를 담았다.
"히키가야군, 더 안 사?"
"그러면... 푸딩."
"에... 그러면 나도... 그리고..."
편의점을 너무 좋아하는 거 아니야?!
결국 유키노시타가 계산한 건 1만엔 정도의 과자였다...
과자 못 먹어서 죽은 귀신이 붙은 거 아니야?!
우리는 맥주를 비롯한 과자를 사서, 편의점을 나왔다.
"그래서 유키노시타, 어디로 갈 건데? 너네 집?"
"음... 좋은 장소가 있어"
"아아"
그런데 이거 내가 다 들고 가나...?
-----
유키노시타를 따라온 곳은 우리 집 앞이였다.
"유키노시타? 여기 우리 집인데?"
"아니, 맞은편 집이야. 들어와"
끼익
"에... 시, 실례 합니다..."
언제 우리 집 맞은편 집을 산 거지?
"히키가야군..."
"엉? 왜?"
"사실은 나, 말 할게 있어..." /////
다른 사람들은 이 모습을 보면 고백이라고 하겠지만, 유키노시타는 절대 고백할 사람이 아니다.
"사실은... 난, 유키노가 아니야. 미안해..."
"에? 유키노시타가 유키노시타가 아니라고?"
내 앞에 유키노시타는 조용히 머리를 꼬아 올렸다.
마치 그 모습은 유키노시타의 어머니를 보는 듯 했다.
"그게 왜?"
"아까 놀이터에서 도와준 거 고마워, 히키가야군" /////
"에... 설마... 유키노시타의 어머니?"
"" ///// 끄덕 끄덕
"죄송합니다. 유카노시타인 줄 알고... 제발 죽이지만 말아주세요"
"그러면 나랑 술 마셔줄래?"
"넵"
하지만 유키노시타 어머니의 주량은 꽤 약한 편이였다.
조금 먹고 취하시다니...
"그런데 왜, 귀여운 옷을 입고 계세요?"
"치하루가 입혔어... 역시 안 어울려?"
"귀엽다고 생각해요..." /////
"에헤헤... 고마워. 히키가야군" /////
"네"
친구의 어머니를 보고 얼굴이 붉어지다니... 뭐하는 거냐?!
"히키가야군, 날 편하게 불러주면 안 돼?"
"켁... 뭐라고 듣고 싶은데요?"
"유키노에게 유키노시타라고 부르니까... 나는 세츠나라고 불러줘!"
"켁... 세, 세츠나... 님"
"흐응... 님은 빼줘"
"세, 세츠나씨..." /////
"왜, 하치만?"
"저는 이름으로 불러주세요..."
"치- 히키가야군, 같이 마시자"
"이제 그만 마셔요"
나는 세츠나씨가 마시던 맥주를 뺏았다.
"에- 왜? 나, 술 잘 마시는데"
"하아... 행사 때 마다 술 어떻게 드셨어요?"
"남편이 먹지 말라고 했어..."
"그러면 이건 제가 마실게요"
"치사해- 나도 마실래-!"
"유키노시타랑 하루노씨에게 전화할까요?"
"친구의 엄마랑 낯선 집에서 술 마신다고 해봐"
"켁... 술 마시세요"
"우리 포키 게임 하지 않을래?"
"푸흐흡- 그런 건 어디서 들으셨어요?"
"하루노가 하는 말 들었어- 그래서 나랑 안 할 거야?"
"안 해요"
눈 앞에 40대 여성이 게임을 하자고 하면 거절하겠지만... 뭔가 세츠나씨는 유키노시타와는 다른 느낌이 들었다.
"히키가야군!"
"네?"
흡-
고개를 돌리자, 세츠나씨는 내 입에 포키를 넣으셨다.
그리고 반대쪽을 물고 점점 다가오셨다.
이런 걸 하고 싶으셨나... 어머니의 친구에게 두근거리다니... /////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보니까, 세츠나씨와 입술이 닿았다.
나는 떨어질려고 했는데, 세츠나씨가 더욱 밀착해왔다.
"으웁... 히키가야군... 츄릅..."
윽... 이게 어른의 매력인가...
"푸하- 남편 이외에 사람과는 처음이야..." /////
"그런가요?"
"히키가야군은...?" /////
"처음이였는데요..."
"에... 아줌마가 미안해... 우으... 나이값도 못 하고..." ///// 훌쩍
요즘 괴로운 일도 많으신데, 자주 우시네... 웃으면 더 예쁠텐데...
"젊으신데요? 울지 마세요"
"에...? 나도 치하루양과 같은 40대라고?"
"충분히 예쁘시니까, 울지 마세요"
"으, 응! 히키가야군, 고마워"
"피곤하실 텐데, 주무세요"
"히키가야군이랑 좀 더 이야기하고 싶은데..."
"무슨 이야기요?"
"그... 미래라던가... 결혼이라던가..." /////
"아하... 저는 그냥 전업주부가 꿈이라서요. 지금 다니는 대학만 다니고, 자취하려고요"
"그러면... 우리 집에서 일할래?"
"켁... 집이 너무 크잖아요"
"작은 집으로 이사갈게!"
"에? 저 때문에 그렇게 하실 필요는 없는데요"
"내가 그렇게 하고 싶어서 그래"
"그러면 이사가면 알려주세요" /////
"그래, 그러면 약속의 표시로 키, 키스해도 될까...?" /////
"하아...? 그냥 나중에 계약서 같은 걸 적어주시면 안될까요?"
"미안하지만, 안 되겠어. 나, 취했다구?"
그러자 세츠나씨가 나를 뒤로 밀어 넘어뜨렸다.
"히키가야군, 당신을 좋아해요..." /////
쪽
"""" /////
"대, 대답해주세요..." /////
"잘 부탁드립니다..." /////
-----
*에필로그
그때 고백을 거절하면 살해당할 거 같아서 받아들였지만... 결혼까지 하게 될 줄이야...
"하치만, 이거 옮겨줄게"
"제가 한다니까요, 들어가있어요"
"미, 미안... 도와주고 싶어서 그만..."
그런 얼굴을 하면 제가 죄송하잖아요...
게다가 애까지 낳으셔서... 아직 폐경기가 안 왔을 줄은 몰랐다고요!!
"와아- 아빠다! 아빠아-" 꼬옥
"어라? 사치노 다녀왔어, 뭐하고 놀았어?"
"엄마랑 그림 그리면서 놀았어요! 에헤헤"
"그래, 엄마 말 잘 들었어?, 언니들은?"
"응! 유키노 언니는 요리하고, 하루노 언니는 장난감 사러 갔어요!"
"우리 사치노 인기도 많네" 쓰담 쓰담
"나, 나도... 엄마 역활 잘 했는데..." /////
"네에네에, 세츠나도 잘 했어요" 쓰담 쓰담
"후으... 행복해..." ///// 꼬옥
다행히 세츠나는 유키노랑 하루노 누나와 다르게 사치노에게는 일반적으로 배우게 하고있다.
게다가 얼굴은 엄마를 닮아서 다행이야...
쾅 쾅
유키노가 문 앞에 서서 벽을 치고 있었다.
"밥 먹으러 오세요?" 고오오
난 아직도 유키노의 웃는 얼굴이 무섭다고...
"응! 에헤헤, 유키노 언니의 밥이다!" 다다다
"하, 하치만... 나도 밥 열심히 만들었는데... 쓰다듬어줄래...?" /////
"아아, 그... 항상 고맙다고..." ///// 쓰담 쓰담
"응..." /////
내가 유키노를 쓰다듬고 있으니, 뒤에서 세츠나가 말을 걸었다.
"하치만, 딸하고 바람피우면 죽여버릴 거야?" 고오오
""히익...""
평범하지 않지만... 좋은 가정이라고 생각한다.
반응형
'내청코 팬픽 > 단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단편] 그렇게 그들의 미래는 바뀐다. (0) | 2017.10.02 |
|---|---|
| [단편] 히키가야 하치만은 얼떨결에 히라츠카 시즈카에게 고백한다. (0) | 2017.09.22 |
| [단편] 히키가야 하치만은 유치원 교사로 일하고 있다. (0) | 2017.09.05 |
| [단편] 미우라 유미코와 히키가야 하치만은 이웃이다. (1) | 2017.08.15 |
| [단편] 다시 만난 두 사람 (1) | 2017.07.29 |
| [단편] 유키노시타는 학생회장! (1) | 2017.07.20 |
| [단편] 하치만 "저랑 헤어져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유키노 "에...?" (1) | 2017.04.05 |
| [단편] 유키노시타는 히키가야 군에게 자주 당한다. (1) | 2017.03.26 |
| [단편] 히라츠카 시즈카는 벌을 받는다. (1) | 2017.03.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