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휴식을 취한 후에 평범히 레포트를 쓰고 있었다. 하지만...
[저 자식들 뭐 하는 거냐고!! 으아아아아아!!!!]
아까부터 저런 소리를 들으니 미칠 지경이다. 나는 책상에서 일어나서 옆집으로 향했다. 내가 문을 두드리자, 잠시 후에 사람이 나왔다.
"저기 레포트 쓰는데, 조금만 조용히 해주실 수- 히라츠카 선생님...?"
"하아? 우리 집에서 내가 떠든다는데... 나를 어떻게... 이 목소리는 히키가야냐?!"
"선생님이 왜 여기에..."
"그야, 여기가 우리 학교 근처니까... 히키가야는 왜 여기에 있는 거냐? 그것보다 그 안경 뭐냐?! 너에게는 사기템이잖냐!"
"저도 학교가 근처라서... 그리고 공부할 때만 쓰는 안경이라서 그런 사기템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그 뜻이 아니라, 잘 어울린다는 거다"
3학년 때 전근가신 히라츠카 선생님의 모습은 확실히 예전보다 예뻐져 있었다. 혹시 나이 먹으면 미인이 되는 타입인 건가? 아니면 남자친구라도 생기신 건...
"아... 감사합니다. 그런데 선생님, 뭐하고 계셨나요?"
"그야... 맥주 마시면서 축구를 보고 있었지"
"그러면 조금만 조용히 봐주세요. 레포트를 쓰는데, 집중 할 수가 없다고요"
"미안하다... 그런데 너, 국어국문과 아니냐?"
"맞는데요...?"
"그러면 내가 도와주마. 국어 선생이잖냐? 그 정도는 껌이지!"
선생님은 내게 어깨동무를 하고, 선생님의 방으로 끌고 가셨다. 선생님의 태도에 반할 것 같다... 그런데 선생님은 국어교육과가 아닌가? 일단 들어간 선생님의 방은 바닥에는 빈 캔들과 과자 봉지가 흩어져 있었다. 역시 청소를 안 하시는 모양이네. 선생님의 여전한 모습에 피식 웃음이 흘러나왔다.
"우, 웃지 말라고?! 네가 올 줄 알았으면 청소를 했을 거다! 우리 집에 와줄 사람도 없으니까..." /////
"제가 가끔 올게요. 그러니까 청소해두세요"
"아, 알았다고... 그러면 일단 마실까"
선생님은 냉장고에서 맥주 2캔을 꺼내셨다. 뭐, 레포트도 도와주신다고 했으니 마셔볼까... 선생님에게 맥주를 받아서 소파에 앉았다. 그러자 히라츠카 선생님도 안주를 가지고 와서 내 옆에 앉으셨다. 이 소파 꽤 넓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선생님, 이 소파 넓은데요? 굳이 옆에..."
"그게 왜? 경기는 옆에서 같이 마시면서 보는 게 재미있잖냐?"
"친구가 없어서 몰랐네요"
"사실 나도 술집에서 느낀 거지만... 건배!"
"아, 네... 건배"
선생님과 나는 맥주 캔을 서로 부딪혀 건배를 했다. 솔직히 나는 축구같은 건 잘 모르기 때문에, 그냥 과자를 먹으면서 선수들만 보고 있었다.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가 패스를 받아서 중거리슛을 때렸다. 골로 연결되자, 히라츠카 선생님은 내게 껴안겼다.
"으아아아아아!! 골이라고! 골!! 히키가야!!! 동점이라고!!" 꼬오옥
"진정하세요"
선생님이 맥주를 들고, 내게 껴안겼기 때문에 결국 옷에 맥주를 쏟고 말았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모르는 모양이었다. 이러니까 결혼을 못 하지...
"선생님, 지금 속옷이 비치니까요... 진정하시는 게..." /////
"엣- 가, 갈아입고 올게!" ///// 다다닷
선생님이 옷을 갈아입으러 방으로 가자, 할 게 없어진 나는 맥주를 마시면서 다시 경기를 보기 시작했다. 경기에서는 흰색 유니폼을 입은 수비수가 공중볼을 머리로 따냈지만, 첫 터치가 너무 길어서 금방 상대 공격수에게 빼앗겨 골을 먹혔다. 에... 지금 히라츠카 선생님이 응원하던 팀이 실점한 거지? 이, 이만 집에 가볼까... 서둘러 맥주를 마시고 현관으로 향하자,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 히키가야 어디가냐?"
"이만 레포트를 쓰러갈까 해서요..."
"내가 도와준다고 했잖냐? 마시자, 마셔!"
나는 선생님에게 잡혀 다시 소파로 돌아왔다. 선생님이 소파에 앉자, 경기가 끝났다. 선생님은 화면을 본 채로 굳어버렸다... 잠시 후, 갑자기 글썽이기 시작했다.
"그냥 경기잖아요? 진정하세요"
"으우... 그래도 적어도 비길 줄은 알았다고..." ///// 훌쩍 훌쩍
"잊어버리고, 마시죠"
"그런 마인드 좋다! 전부 마시자!"
그렇게 지나치게 음주를 한 결과... 둘 다 숙취로 뻗어서 레포트는 물건너갔다... 내 학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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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옆집에 산다는 걸 알고 몇 달이 지났다. 가끔 선생님의 집을 청소해드리고, 함께 어울려 술을 마시기도 한다. 제발 술먹고, 덮치는 버릇 좀 고쳤으면 좋겠다... 이쪽도 많이 힘드니까 말이지... 이른 아침에 노크 소리를 듣고, 비몽사몽 일어나 문을 열어보니, 정장을 입고 조금 진하게 화장을 하신 히라츠카 선생님이 서 계셨다.
"...드디어 맞선을 보시는 건가요?"
"하? 그게 아니라, 내 남자친구가 되어주라!"
"하...?"
"히키가야, 부탁이다! 엄마가 요즘 계속 혼담만 한다고?! 하루만이면 되니까!!"
"아, 그 이야기인가요. 선생님도 이제 결혼해야 할 나이니까, 좋은 이야기잖아요"
"부모님이 정한 약혼 상대는 전부 아저씨들 뿐이라고?! 제발 도와주라!"
"그렇다고 저랑 연기하다가는 진짜로 결혼 못 하신다고요?"
"윽... 그건... 응, 히키가야?"
선생님의 올려다보기는 전혀 효과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평소보다 진하게 화장을 하신 얼굴로 하는 올려다보기는 파급력이 엄청났다. 그리고 뭐냐고요, 그 말투는? 마치 결혼 못 하면 책임져 달라는 것 같잖아요.
"하아... 이번만이예요"
"역시 히키가야! 사랑한다고!!" /////
그러니까 껴안는 버릇 좀 고치셨으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었으면 분명 무슨 일이 있었을 거라고. 일단 다시 들어가서, 대충 씻고, 옷걸이에 박혀있던 정장을 꺼내서 입었다. 입학 선물로 받았지만... 이런 일에 쓸 줄이야. 입고 밖으로 나가니, 히라츠카 선생님의 눈이 점이 되어있었다.
"히키가야...? 정말 너냐?"
"방금 제가 들어가는 거 보셨잖아요? 어서가죠. 다녀와서 레포트도 써야 하니까요"
먼저 계단을 내려가려고 하자, 뒤에서 선생님이 내 옷깃을 잡아당겼다. 켁... 뒤돌아보니, 선생님이 핸드백에서 화장품을 꺼내서 내게 다가오셨다.
"이리 와. 엄마에게 잘 보여야 하니까"
"가짜인데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요?"
"잘 보이면 이제 혼담 이야기는 안 할 거라고. 눈 감아봐" /////
"이러고 있으니까, 뭔가 엄마같네요..."
눈을 감고, 선생님의 손으로 화장을 받고 있으니,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뭔가 엄청난 기운이 느껴지는데... 이대로 라스트 불릿을 맞는 건 아니겠지?
"히키가야, 지금 애인도 없는 사람에게 그런 말을 하면 안 된다는 걸 알려줄까?" 고오오
"켁... 아, 아뇨. 그대로 언젠가는 하실 거잖아요? 분명 좋은 엄마가 되실 거예요"
"다, 당연하지... 나는 모성애가 넘치는 사람이니까" /////
"그건 그렇네요"
따스한 햇살을 받으면서 이야기를 하니, 금방 화장이 끝났다. 핸드백에서 손거울을 꺼내서 내 얼굴을 비추어주셨다. 에... 피부톤도 밝아지고, 다크서클도 사라져있었다.
"어때, 내 실력? 요즘 젊은 애들에게 안 진다고? 후후-"
"헤에- 대단하네요. 진작에 좀 하고 다니셨으면..."
"죽는다? 일단 가자... 하, 하치만..." /////
"하?" /////
"엄마에게 남자친구있다고 했잖아? 이름으로 불러야지 이상하지 않으니까...! 그런 거다, 크흠-" /////
"네에네에, 알았어요. 누나"
"..."
"히라츠카 누나...?" 긁적 긁적
"..."
하아... 할 수 밖에 없나... 계단을 내려오는 히라츠카 선생님의 손을 잡아주면서 말했다.
"구두 굽이 높으니까, 제 손 잡고 내려와요. 시즈카 누나..." /////
"으, 응... 고마워. 아하하... 연하에게 이름 불리는 건 부끄럽네..." /////
완전 데레데레하잖아... 누가 이 선생님 좀 데리고 가주세요. 내가 데리고 가면 물리적이던, 심리적이던 죽는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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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츠카 선생님의 차를 타고 도착한 선생님의 본가는 고급주택가에 위치해있었다. 엑... 선생님의 차를 볼 때부터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우리가 차에서 내리자, 앞집의 문이 열리면서 중년의 여성이 나오셨다. 저 가슴의 크기라면 분명 선생님의 어머님이겠지... 그러자 선생님은 중년의 여성에게 다가가서 나를 소개해주셨다.
"엄마! 여기는 내 남자친구인... 하, 하치만이야..." /////
"반갑습니다. 히키가야 하치만이라고 합니다, 어머님. 이건 저희가 사온 케이크입니다"
"잘 먹을게요. 시즈카의 엄마인 히라츠카 아리코라고 해요. 어서 들어와요"
선생님의 어머님은 케이크를 받으시고, 우리를 안으로 안내해주셨다. 에... 차도 그렇고, 역시 선생님 댁은 부자였구나. 그런데 왜 결혼을 못 하는 거야?! 소파에 앉자, 히라츠카 선생님과 어머님이 나를 주제로 자랑을 시작하셨다. 부끄러워서 하치만 라이프 제로라고요?
"그래서 하치만이 청소도 해주고... 앗! 요리도 굉장히 잘해!"
"그래? 시즈카는 좋겠네. 그런데 히키가야 군은 시즈카의 어디가 마음에 든 거에요? 역시 가슴?"
"어, 엄마?! 히키가야... 진짜로 가슴은 아니지...? 우으..." /////
물론 그것도 맞다고 하면... 진짜로 맞겠지?
"뭐... 그것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옆에서 기운을 준다는 점요...?"
"왜 의문문이야?! 나, 그렇게 매력없어!?"
"그리고 누구에게나 자상하고, 제멋대로인 성격에, 술먹고 와서 안아달라고 하고... 부끄러워하는 모습도 좋아해요"
"헤에- 시즈카, 히키가야 군에게 많이 사랑받는 모양이네. 후후-"
"으, 응... 히키가야하고 있으면 즐겁고, 내 유머에도 웃어주고, 음식도 맛있게 해주고, 청소도 그렇고... 그리고 안고 있으면 히키가야의 체온이 딱 좋단 말이야..." /////
"읏... 체온 이야기까지는 필요없었다고 생각하는데요..." /////
"후후- 그렇구나. 그러면 식은 언제 올릴 거니?"
"시, 식이라니?!" /////
"어머- 남자친구를 여자친구의 부모님에게 인사 드리러 왔다는 건, 우리는 결혼할 준비가 되었습니다- 라는 거 아니니?"
"어, 엄마가 계속 혼담만 하니까, 남자친구만 보여주러 온 거라고!" /////
"흐음... 하지만 그러다가 히키가야 군을 빼앗겨도 모른다? 대학생에, 꽤 이케맨이잖니? 게다가 요리, 가사 전반에 능숙하고. 아라사인 너를 사랑해주는 남자가 어딨니? 이런 남자를 놓치면 넌 결혼 못 한다?"
"치- 그, 그런 건 알고 있다고... 몰라! 화장실 다녀올게" /////
히라츠카 선생님이 자리를 피하자, 어머님이 내게 다가오셔서 말을 걸어주셨다. 이럴 때는 어떤 대화를 해야하는 거지...? 제발 빨리 와주세요
"시즈카의 남자친구 역할을 해줘서 고마워요, 히키가야 군"
"켁... 역시 들킨 겁니까..."
"시즈카가 가끔 히키가야라고 했으니까요. 딸이 연기를 못 한 거든요. 후후- 딸을 잘 부탁해요"
"그러면 저희가 사귀는 사이가 아니라는 걸 아시잖아요?"
"아까 시즈카를 좋아한다고 할 때의 얼굴은 진심이었잖아요?"
"그건... 진심으로 존경하는 은사님이니까요"
"그런가요, 다행이네요. 그 말을 듣고, 히키가야 군을 사위로 만들고 싶어졌어요. 만약에 히키가야 군이 전업주부가 되어도 든든하게 지원해줄 수도 있다고요?"
"켁... 그걸로 마음을 흔드시네요. 일단 고민해볼게요"
"그걸로도 충분해요. 후후-"
대화가 끝난 후, 선생님이 오셔서 이만 돌아가자고 하셨다. 얼굴이 붉은데... 설마 대화를 들으신 건 아니겠지? 우리는 인사를 드리고, 집 앞에 세워둔 자동차에 타고 있었다. 그래도 만족시켜드리고 끝내야겠지...
"그러면 저희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장모님"
"에?! 나 없을 때, 둘이 무슨 이야기를 한 거야?!" /////
"후후- 다음에 또 놀러와요. 사위 군"
"네, 추후에 뵙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시즈카 누나, 가요"
"으, 응... 어, 엄마. 나, 갈게? 하치만이 말한 건 무시해도 돼" /////
"사위가 한 말인데, 어떻게 무시하니? 다음에는 손주들을 보고 싶구나... 후후-"
"노력하겠습니다... 제가 버틸 수 있다면요"
"시즈카는 꽤 민감하니까, 공략할 때 알아둬요"
"엄마?! 하치만?! 몰라, 이만 갈 거야!!" /////
"잘 가요. 시즈카도 몸조리 잘 하고"
"네에- 칫, 이만 갈게요"
그렇게 우리는 선생님의 본가에서 치바로 출발했다. 뭐... 내가 선생님의 전업주부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미래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미래는 모르는 일이니까 말이지...
시즈카 side
어제 집에 다녀와서 몸이 피곤해... 침대에서 일어나, 서둘러 학교에 출근할 준비를 하고, 히키가야의 방으로 갔다. 히키가야가 뭘 만들어놨을까? 흐음- 어제 내가 무리한 부탁을 했으니까 저녁에는 외식할까... 아침을 기대하며, 히키가야의 현관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문이 힘없이 열렸고, 바로 앞에는 히키가야가 쓰러져 있었다. 나는 서둘러 히키가야에게 다가가서 몸 상태를 확인했다. 열이 높아. 어제 나 때문에 무리한 거잖아... 일단 하키가야를 들어서 이불에 눕혀줬다. 이 녀석, 의외로 근육질이라 무거워... 몇 시간을 히키가야의 물수건을 갈아주면서 옆에 있었다. 그러자 히키가야는 정신을 차린 모양이었다.
"선생님...? 학교는요...?"
"네가 쓰러져있는데 내버려두고 갈 수 없잖냐? 넌 바보냐..."
"켁... 이제 괜찮으니까, 다녀오세요"
"이미 늦었고... 잠시만 부엌 좀 빌리 마"
"네에... 선생님, 감사해요... 정말... 좋아해요-"
"하, 하아?! 히, 히키가야?" /////
뭐야... 잠들었잖아. 그런 말하면 어떻게 하냐고... /////
잠든 얼굴은 잘 생겼네... 히키가야의 얼굴을 쿡 쿡 찔러보았다. 좋아한다는 말을 들어버리면 나, 고민한다고? 다시 정신을 차리고, 부엌으로 가서 죽을 만들기로 했다. 부엌에서 죽을 거의 다 만들었을 때는 부엌은 보기 더러울 정도로 어질러져 있었다. 엑... 히키가야에게 혼나겠다... 그, 그래도 조금은 봐주겠지? 적당히 정리하고 히키가야에게 갔을 때는 땀을 흘리면서 자고 있었다. 열이 높네... 빨리 나아야지, 네 밥을 먹을 거 아니냐... 그리고 어제 고맙다고 말도 못 했는데... 다시 물수건을 갈아주고, 히키가야의 옆으로 가서 손을 잡아줬다. 빨리 나아... 심심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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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치만 side
일어나니까, 아직도 정장을 입고 있었다. 엑... 어제와서 그대로 뻗은 모양이네... 게다가 옆을 보니까, 히라츠카 선생님도 잠들어 계셨다. 간호하다가 잠드신 모양이네... 고마워요, 선생님. 안 깨게 조심해서 일어나서 부엌으로 이동해서 더러워진 부엌을 치웠다. 식탁에는 죽과 편지가 내 시아에 들어왔다.
[빨리 나아, 다 나으면 맛있는 거 사줄 테니까]
빨리 낫자. 식탁에 앉아서 나는 죽을 먹기 시작했다. 적당하게 식은 죽은 딱 먹기 좋았다. 금새 죽을 비우고, 선생님의 다가갔다. 이 모습만 본다면 남자들에게 인기가 많을텐데 말이지...
띵동- 띵동-
갑자기 선생님 집의 초인종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나는 선생님을 깨웠고, 선생님은 비몽사몽 일어나서 서둘러서 침을 닦았다.
"선생님, 집에 누가 오신 모양인데요"
"어...? 누구야... 일단 다녀올게"
선생님이 우리 집에서 나가자, 그 사람은 우리 집으로 다가왔다. 선생님과 대화하는 목소리를 들어보니까, 중년 남성의 목소리였다. 그리고 함께 히라츠카 선생님의 귀찮아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요즘 귀찮게 하는 선생이 있다고 했었지... 게다가 저 녀석 나이부터가 중년의 아저씨잖아. 뭔가 기분이 안 좋아진 나는 문을 열고 나와서 히라츠카 선생님에게 다가갔다. 남자 선생은 나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놀랐던 모양이다. 난 히라츠카 선생님의 앞으로 가서 남자의 시선을 막았다.
"제 여자친구에게 무슨 볼 일이라도 있으세요?"
"아... 히라츠카 선생님이 아프다고 하셔서 왔는데, 남자친구분이랑 있으셨을 줄은 몰랐네요"
"제가 간호할 테니까 걱정하실 필요없어요. 그럼, 시즈카 누나 들어가요"
나는 히라츠카 선생님의 손을 잡고, 바로 내 방으로 들어왔다. 잠시 후, 발소리가 사라지고 다시 선생님을 바라봤다. 선생님은 갑작스러운 나의 등장에 놀라서 아직도 굳어계셨다.
"선생님?"
"아, 으, 응... 히, 히키가야가 그런 말을 할 줄은 몰랐네..." /////
"귀찮아하시는 게 보였으니까요. 앞으로 그런 일이 생기면 제게 말하세요. 바로 갈 테니까요"
"으, 응... 저기... 히키가야, 지금 질투... 한 거야?" /////
"하...?"
"뭔가 평소랑 조금 달라서..." /////
내가 질투를 했다고...? 그런가... 갑갑하다고 느낀 이유가 그거 때문이었나...
"그렇네요, 선생님이 다른 남자랑 대화하는 걸 봐서 조금 그랬네요. 죄송해요"
"그, 그렇구나... 하지만 난 조금 기뻤다고 할까..." /////
그 말을 들은 순간, 가슴이 아파왔다. 아까와의 느낌과는 뭔가가 달랐다. 나는 선생님의 어깨를 잡고 말했다. 내 말에 흠칫 놀라는 게 귀엽다고 느껴졌다.
"만약에... 제가 선생님을...... 아니예요, 죄송해요"
좋아한다고 말하려는 순간, 불안감이 밀려왔다. 만약에 선생님이 내 마음을 거절하신다면 우리 관계는 어떻게 되는 걸까... 그게 너무나 무서웠다. 내가 말을 어중간하게 끝내자, 히라츠카 선생님은 뭔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머리를 긁으며, 내게 말했다.
"아, 진짜...! 히키가야, 좋아한다고! 행복하게 해줄 테니까... 그러니까...!" /////
나는 거기서 선생님의 입을 손으로 막았다. 선생님은 중대한 실수를 저지른 듯한 눈이었다. 순간 선생님의 몸이 크게 떨렸고, 나는 놀라서 입을 막던 손을 치웠다.
"미안... 나이에 안 맞게... 아라사인 주제에... 오늘은 이만 갈게. 정말 미안하다"
아마 내가 거절하려고 했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돌아가는 선생님을 뒤돌아보게 한 뒤, 선생님을 보며 말했다.
"그게 아니라, 제가 말하고 싶었어요. 정말... 좋아해요. 저랑 사귀어주세요. 시즈카 씨"
"에... 으, 응! 반드시 행복하게 해줄 테니까! 히히-" 글썽 글썽
"제가 할 말이라고요, 울지 마세요. 우는 모습은 보고싶지 않아요" 슥
양손으로 선생님의 눈물을 닦아주자, 선생님은 갑작스럽게 내게 안겨왔다. 나도 마킹하듯이 선생님을 꼬옥 껴안았다. 우리는 오랜 시간을 서로 껴안고 있었다. 마치 수시간이 지난 것처럼 느껴졌을 때, 선생님이 내게서 떨어졌다.
"저기... 하나 더 하고 싶은 게 있는데..." /////
"뭔데요?"
"키스... 해도 돼...?" /////
"아... 오늘 사귀기로 했는데, 아직 마음의 준비가..." /////
"요즘 고등학생들은 사귀자마자, 그런 것도 하잖아? 이 정도는 괜찮다고 할까... 그런 거니까"
"하아... 그러면 눈 감아주세요"
선생님은 눈을 감고서 고개를 들었다. 이렇게 보니까... 키스하는 이유를 알겠어. 지금 내 앞에 있는 선생님이 사랑스럽고, 귀엽게 보였다. 나는 다가가서 입술이 아닌, 이마에 키스했다. 그러자, 선생님은 조금 불만이라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하아... 겁쟁이라서 죄송하네요.
"왜 이마에 한 거야?!"
"제가 감기니까요. 그리고..."
다가가서 히라츠카 선생님의 귓가에 속삭였다. 움찔 거리는 모습도 귀여워...
"이마에 하는 키스의 뜻은... 변치 않는 사랑을 맹세합니다. 약속할게요" 속닥 속닥
"읏...! 트, 특별히 봐줄게... 그 대신, 괜찮아지면 알았지?" /////
"네에네에, 그러면 이만 늦었으니까 자러 가세요"
"하? 오늘부터 동거하는 거 아니였어?!"
"하? 집이 좁잖아요, 돌아가요. 어차피 옆집인데... 그리고 감기 옮기면 죄송하잖아요"
"그래도... 키스도 안 해주고, 같이도 안 자는 건... 싫다고"
"안돼요, 그리고 귀여운 말투는 자중해주세요. 심장에 안 좋으니까요..." /////
"에... 귀여워? 그렇구나, 히키가야는 이런 걸 좋아하는구나..." /////
"그만 놀려요. 자, 어서 돌아가요" /////
내가 선생님의 등을 떠밀자, 선생님은 피해서 내 침대로 뛰어들었다.
"히키가야랑 같이 자고 싶은데..." /////
"하아... 감기 옮아도 전 책임 없다고요?"
"아싸! 그러면 히키가야에게 팔베개도 부탁하고... 껴안고... 잘 때 몰래... 히히-" /////
"하...? 혼잣말이 다 들린다고요"
"불만있어?! 사귀는 사이면 팔베개랑 껴안고 자는 건 문제없잖아?!" /////
"그건 그렇지만... 그 후가 수상해서요"
"윽... 그, 그래도 히키가야는 이제 결혼해도 되는 나이잖아? 그러니까..." /////
"사귀고 바로 결혼하는 건 이혼의 지름길이니까요. 진정하세요"
"히키가야라면 평생 내 곁에 있어줄 거잖아? 결혼하면 히키가야랑 함께고... 이, 이제 담배도 안 피울게. 그래도 술은 조금만 마실게... 그러니까, 응?"
"제가 떠날 리가 없잖아요. 지금은 같이 있고 싶은 사람이 생겼으니까요..." /////
부끄러운 말을 해버렸네... 히라츠카 선생님은 내 말을 듣고, 양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뭐야, 저런 소녀같은 면도 있으셨던가... 새롭게 알았어. 난 아직 많이 모르는구나... 그런데 선생님의 사랑 무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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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카 side
같이 자도 좋다는 소리를 듣고, 나는 내 방으로 가서 검은 속옷을 갈아입고, 위에는 얇은 흰색 티셔츠와 아래는 숏팬츠로 갈아입었다. 덕분에 지금 티셔츠에 검은색 브래지어가 비치고 있었다. 이 정도면 히키가야도 넘어오겠지...? 다시 히키가야의 방으로 돌아가자, 히키가아가 나를 보고 굳었다. 잠시 후, 내게 가디건을 던져줬다. 왜?!
"여름의 밤은 추우니까요. 그리고 그렇게 입지 마세요" /////
"역시 이런 건 안 어울리나... 아하하... 갈아입고 올게"
역시 나 혼자만 신났잖아... 나도 나이가 있으니까, 히키가야가 받아준 것만으로 감사하자. 다시 집에 가서 옷을 갈아입으려고 현관을 향해 걸어가자, 히키가야가 뒤에서 내 손을 잡아서 멈춰세웠다.
"성급할 필요없잖아요. 충분히 매력적이니까, 노력하지 마세요. 눈을 둘 곳이 없다고요..." /////
"그, 그런가... 사랑한다, 히키가야!" ///// 꼬오옥
우으... 히키가야 좋아해...! 그리고 이거 생각보다 부끄러워...! 나도 모르게 부끄러워서 히키가야를 더욱 껴안았다.
"선생니ㅁ... 저... 숨ㅇㅣ...."
"미, 미안...! 너무 기뻐서..." /////
히키가야에게서 조금 떨어지자, 히키가야는 내게 다가와서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연하의 남자친구 최고! 귀엽잖아! 너무 귀엽다고!! 이러다가 덮쳐서 기정사실로 만들어도 괜찮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다가 히키가야에게 진정하라고 춉을 당했다. 그래도 좋아!
"선생님은 변한 게 없네요, 이만 잘까요?"
"응... 히키가야, 여기로 와"
내가 먼저 침대로 올라가서 히키가야를 부르자, 히키가야는 머리를 긁적이며 침대에 누웠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히키가야랑 있으니까 두근거려서 미칠 것 같아!!
"저기... 역시 서로 마주 보면서 안 자면 안 될까요? 눈 둘 곳이..." /////
"그, 그래? 미안... 그래도 팔베개는 해주라... 남자친구랑 이렇게 누워보고 싶었거든. 히히-"
히키가야는 내 부탁에 팔을 내밀어서 소중한 물건을 다루듯이 내 머리를 살짝 들어서 팔 위에 올려줬다. 오오!! 뭔가 더 두근거려! 게다가 히키가야의 옆모습이 바로 눈 앞에...! 입술도...
"저기... 만족하시나요...?" /////
"응, 응! 완전 좋아! 기분으로 비유하자면 야구장에서 9회말 투아웃이라 긴장하면서 맥주마시는 느낌이라고!!" /////
"무슨 느낌인지는 모르겠지만... 좋아하셔서 기쁘네요"
"그러면... 조금 더 요구해도 돼?"
"무리한 부탁만 아니라면요"
"이제 사귀는 사이니까... 선생님이 아니라, 누나라고... 무리라면 안 해도 돼"
"어제도 많이 불렀는 걸요... 시즈카 누나" /////
"그, 그렇네...! 하, 하치만... 의식하고 부르니까, 왠지 부끄럽네... 히히-" /////
갈 곳 없는 시선을 처리하다가, 히키가야랑 눈이 마주쳤다. 히키가야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내가 먼저 다가가서 키스했다. 히키가야 쪽으로 몸을 내밀어 짧게 키스를 했지만, 조금 더 이어졌으면 싶어서 한번 더 키스를 했다. 그 후, 히키가야가 얼굴을 붉히면서 내 눈을 피했다. 사실 나도 부끄러워...!
"그러면 저도 욕심 하나만 낼게요"
"어...?! 뭐, 뭐 하려고?" /////
히키가야가 내 가슴쪽으로 다가왔다. 뭐야- 가슴을 만지고 싶었던 건가? 이 녀석, 가끔 내 가슴 힐끗 봤었지... 이, 이제 히키가야에게 그런 짓을 당하는 걸까...?! 그러자 히키가야는 방향을 바꿔서 내 귓가로 다가와서 얼굴을 가져다 댔다. 그러고는 내 목에 입을 맞춰서 키스했다. 뭐, 뭐 하는 거야?! 조금 오랜 시간을 그 자세로 있었고, 히키가야는 입술을 닦으면서 다시 원래대로 누웠다.
"이제 표시가 생겼으니까... 건드리지 않겠죠" /////
"어, 어? 아까 야마모토 선생 때문에 그래?"
"조금 열 받았으니까요..." ///// 긁적 긁적
"그러면 내일 히키가야 덕분에 머리를 묶고 출근해야겠네" /////
"죄송해요..."
"아니, 마킹한 거니까 잘 알려주고 올게! 히히-"
"무리는 하지 마세요..." /////
우리는 다시 서로를 마주보면서 누웠다. 아까보다 부끄러움이 가셔서 더욱 얼굴을 빤히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히키가야는 부끄러운 모양인지, 내 머리를 조심해서 감싸서 자신의 가슴에 묻어줬다. 히키가야의 심장 뛰는 소리가 내게는 자장가처럼 느껴졌고, 우리는 이내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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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치만 side
사귄 지 몇 달이 지났지만... 매일마다 누나가 적극적으로 다가오고, 열심히 이성을 유지하면서 막고 있다. 사귀는 것도 힘든 일이구만... 침대에서 일어나 학교에 갈 준비를 하고있자, 테이블 위에 있는 누나의 도시락이 놓여있었다. 에... 안 들고 갔네. 학교 가는 길에 가져다주고, 가야겠다. 대충 가디건을 입고, 누나가 일하는 근처 고등학교로 갔다. 밖에서 안경 쓰는 건, 익숙해지지 않네... 학교에 도착하자 경비실에서 방문증을 받고, 선생님이 계시는 교무실로 들어갔다. 누나는 책상에 엎드려서 누워있었고, 책상에는 무수히 많은 담배 꽁초가 잿덜이에 들어있었다. 담배 끊기로 했는데 말이야... 나는 다가가서 가볍게 누나의 어깨를 건드렸다.
툭 툭
"네...? 에... 히키가야?!"
"여기 도시락. 놔두고 가시면 어떻게 해요"
"배고파서 죽을 뻔 했다구!"
"그럴 줄 알고 온 거예요. 그런데 담배 끊기로 안 했나요?"
"큭... 이, 이건...! 배고프고, 짜증나서 그런 거야!"
"그래서 잘 했다는 건가요?"
"윽... 죄송합니다..."
일단 나는 누나에게 춉을 먹였다. 누나의 시무룩한 모습도 꽤 레어하네... 평소에는 기운이 넘치니까 말이지. 나는 시무룩해진 누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알면 됐어요, 이만 갈게요" 쓰담 쓰담
"응! 도시락 잘 먹을게!!"
"네- 누나 때문에 시끄러워서 죄송했습니다"
"저 자식이?!"
근처 선생님들에게 인사를 하고, 교무실을 빠져나왔다. 큰일이네... 학교에 늦었지만, 그래도 누나가 좋아했으니 그걸로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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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카 side
히키가야가 가고, 나는 자리에서 히키가야가 준 도시락을 열고 있었다. 그러자 갑자기 옆자리의 카오리 선생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뭐야?! 시즈카에게 저런 이케맨인 남자친구가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구!"
"고등학교 제자였는데... 사귀기로 했어" /////
"그러니까... 시즈카가 키잡한 거야?"
"그, 그건 아니라고?! 히키가야 쪽에서 예쁘다고 해줬다고"
"에... 그러면 남자친구 군이 역키잡 한 거네. 부럽다... 연하의 남자친구라니..."
"히히- 요리도 잘하고, 가사 만능에 잘 안아준다고!"
"자랑은 거기까지만 해. 그런데 괜찮아?"
"응? 뭐가?"
"남자친구가 그 정도 능력자라면, 굳이 늙은 히라츠카 말고 다른 여자에게 갈 거 같은데?"
"윽... 히, 히키가야가 그럴 리가 없다고? 확실히 예쁜 친구들이 많이 있지만... 그리고 확실히 요즘 나보다 늦게 들어오던데..."
"그러면 역시 시즈카는 보험인 건가...?" 중얼
"지, 진짜...? 키스도 한 사이인데?!"
"에이- 키스 정도야... 그리고 그냥 내 예상이니까 무시해. 사과의 선물로 오늘 한잔 마시러 갈래?"
"그래, 마시고 잊어버리자! 예이!!"
일부러 밝은 척을 했지만, 찝찝한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마시면서 잊어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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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2차까지 가려고 했지만, 카오리 선생의 남자친구가 와서 데리고 가버렸다. 나도... 히키가야를 보고 싶다고! 그렇게 생각하면서 비틀거리며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푸념하면서 걷자, 누가 내 어깨를 잡았다.
"하아- 하아- 늦어서- 걱정했잖아요. 동료 선생님에게 전화와서 달려왔어요"
"미안해... 정말 미안해..." 꼬오옥
히키가야에게 곧장 안겼다. 히키가야의 품이 너무 따뜻하고 좋아서 눈물이 흘러넘쳤다.
"히키가야... 우으으으..." 울먹 울먹
"속상한 일 있었어요? 말해봐요" 쓰담 쓰담
"응... 히키가야는 나를 좋아해...?" 훌쩍 훌쩍
"당연하잖아요. 어디서 또 이상한 걸 들으신 거죠?"
"히키가야는 그럭저럭 생겼잖아? 그리고 가사도 잘하고... 언젠가 나를 떠나는 게 아닐까 겁이 나서..." 울먹 울먹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히키가야는 날 더욱 세게 껴안아줬다. 길에서 갑자기 이러면...! /////
"떠날 리가 없다고요. 하지만 가끔은 이런 것도 좋네요"
"뭐? 난 진심으로 걱정했다고... 우으..."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저를 걱정해주는 건 겪어본 적이 없어서... 누나, 지금 엄청 사랑스럽게 보여요" 꼬오옥
"후, 후갹?! 너, 히키가야 아니지?! 히키가야가 이럴 리가 없어! 기쁘지만..." ///// 바둥 바둥
"그러면 나머지는 집에 가서 할까요?"
"으, 응... 그런데 진짜 하는 거야?" /////
"싫어요? 아까 선생님 동료분에게 뭐라고 혼났거든요. 아하하..."
"에... 카오리가? 그 녀석이 히키가야가 바람 피는 것 같다고 해서 같이 한잔 한 건데!"
"뭐... 좋은 동료분이더라고요. 걱정도 해주시고, 조언도 많이 들었어요"
"그, 그래? 내일 뭐라도 사줘야겠네"
"술은 안 돼요, 알죠?"
"알았어..."
집에 도착하자, 히키가야가 나를 안아서 침실로 데려갔다. 뭐야?! 너, 힘이 이렇게 강했어?! 게다가 나, 아직 씻지도 않았는데?! 평소에는 유혹해도 넘어오지도 않았잖아!? 먼저 침실에 나를 눕히고, 히키가야 그 위에 올라타서 내 와이셔츠의 단추를 하나씩 풀었다. 평소랑은 달라서 더 두근거려!
"저, 진심이니까, 후회해도 늦었어요"
"너, 처음 아니였냐?! 나는 처음이라고... 저, 적어도 콘돔은..." /////
"저도 처음이라고요. 저... 콘돔이 없는데... 그만할까요?"
"아마... 오늘은 안전일이니까... 만약엔 책임질 거잖아...?" ///// 꼬옥
나는 히키가야를 꼬옥 안았다. 히키가야는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안아줬다.
"결혼도 할 거니까... 일단 조금만 풀어줄래요? 그러면 갈게. 시즈카"
"에...? 으, 응..." /////
연하의 남자친구가 편하게 불러주는 거 두근거려...! 게다가 이름으로 불러주고, 결혼도 해준다고 했다고?! 내 남자친구 빠져서 익사할 거 같아...! 그 후, 히키가야와 나의 정사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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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이불을 덮고, 히키가야의 팔을 베고 누워있었다. 하지만 스스로 올라가는 입꼬리를 막을 수 없었다.
"히키가야랑 했어... 나, 드디어 했어... 이걸로 엄마가 되는 걸까!? 에헤헤-" /////
"누나가 좋아해서 다행이네요. 그런데 분명 안전일이라고..."
"어, 어라...? 내, 내가 그랬나? 아하하- 그, 그리고 임신하면 휴직하고 저금한 걸로 살면 되니까, 걱정 마. 히히-" /////
"정말이지... 다음부터는 편하게 말하세요" 쓰담 쓰담
히키가야는 내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남자친구 너무 좋아! 히키가야에게 안겨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가 기억난 게 있었다.
"그런데 왜, 하면서 편하게 부른 거야?" /////
"그게... 아까 동료 선생님께서 '시즈카는 아마 편하게 부르면 좋아할 걸... 강한 스타일이잖아? 그런 쪽이 연하에게 편하게 들으면 좋아하는 타입이거든' 이라고 알려주셨거든요, 죄송해요"
"그 녀석... 나중에 밥이라도 사줘야겠네... 크흠- 아, 아무튼, 평소에도 편하게 불러도 되니까 알았지?" ///// 꼬오옥
"자, 잠시만 무거워...! 그리고 가슴이...!" /////
"다이어트 할 거니까, 그만 말해! 그리고 가슴, 좋아하잖아?" 꾹 꾹
가슴으로 히키가야를 덮쳐누르자, 다시 부활했다. 에...? 또 하는 거야?! 나는 상관없지만, 히키가야는 힘이 없는 것 같은데... 오늘은 그만 놀릴까. 소중한 남자친구가 다치면 안 되니까. 히히-
"오늘은 이만 자고, 내일할까? 내일은 휴일이니까..."
"아... 내일은 가고 싶은 곳이 있어서요, 같이 가주실래요?"
"응? 나도 가야하는 곳이야?"
"뭐... 싫다면 저, 혼자 가도 되지만요"
"가, 갈게! 어디든지 따라갈 거야..." /////
"켁... 무서운 말처럼 들리는 건 기분 탓이겠죠?"
"바람피면 진심이 될 수도... 알겠지?"
"그럴 일은 없으니까, 안심이네요"
"역시 히키가야야! 좋아해!" 꼬오옥
"네에네에, 그러면 이만 자요" 쓰담 쓰담
내가 히카가야를 껴안자, 히키가야는 부드럽게 내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 체온을 느끼면서 곧바로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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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히키가야가 운전해서 도착한 곳은 웨딩홀이였다. 에... 뭐야?! 이런 것까지 알아보고 있었던 거야?! 엄마아... 나, 이제 결혼하나 봐... 내가 놀라고 있자, 히키가야가 머리를 긁적이며, 내게 물어봤다.
"그냥 다음에 올까요...?"
"아, 아니! 당장 가자!!"
내가 먼저 히키가야보다 앞서서 들어갔다. 그러자 직원으로 보이는 여성이 다가와서 나에게 물어봤다.
"홀을 알아보러 오셨나요? 아니면 드레스나 정장을 알아보러 오셨나요?"
"아, 에... 그, 그게..." /////
내가 질문에 당황하고 있자, 히키가야가 앞으로 나와서 대화하기 시작했다.
"둘 다 알아보려고요"
"네, 그러면 이 쪽으로 오시죠"
직원을 따라서 들어간 곳에는 수 많은 드레스와 정장이 놓여있었다. 에- 예쁜 거 엄청 많아...! 드디어 친구들만 입어보던 걸 나도 입어보는구나!! 울 것 같아... 나는 입구에 있던 예쁜 드레스를 시착하러 안내를 받으면서 들어갔다. 조금 비싸지만, 입어보기만 할 건데... 뭐, 어때... 히히- 히키가야가 좋아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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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치만 side
나는 금방 갈아입었지만, 여자는 많이 걸리는 모양이었다. 디자인만 봐도 그렇게 생겼지만... 아까 누나가 들고 간 드레스, 조금 비쌌지... 내가 모아둔 돈으로 커버가 되니까... 아깝다고 생각하지 말고, 지금을 즐기자.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 안쪽에서 누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흐갹...!! 그렇게 까지 졸라매는 건가요?! 으갸갹?!]
그 소리가 들리자, 앞에서 안내해주시는 여성분이 내게 살짝 웃어주셨다. 평소에도 자주 있는 일인 모양이네... 나중에 수고했다고 쓰다듬어주자. 잠시 후, 내 앞에 커튼이 열리면서 웨딩드레스를 입은 히라츠카 누나가 나왔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얼어붙었다.
"예전에 학교에서 입어봤지만, 지금 뭔가 다르네... 에헤헤-" /////
"...이걸로 할게요" /////
"에?! 다른 건 안 입어도 될까...? 아직 안에 예쁜 게 많이 있는데..."
"뭘 입어도 고민만 할 거 같아서요, 아니면 다른 것도 입어봐요"
"그, 그러면 이걸로 할까..." /////
"남편분의 사랑이 부럽네요"
"네, 네에... 에헤헤-" /////
"그러면 저희 웨딩홀에서 하시겠어요?"
"뭐, 네... 이번 달 말에 가능할까요?"
"에...?! 그렇게 빨리?!"
"에... 그러면 상의를 하신 후에 다시 방문해주실래요?"
"아뇨, 이번 달 말로 해주세요. 급한 문제가 있어서요"
"네, 알겠습니다. 정확한 날짜가 정해지면 연락드릴게요. 이쪽에 성함이랑 연락처를 적어주세요.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네, 잘 부탁드립니다"
"네, 감사합니다. 추후에 뵙기를 기대하겠습니다"
홀에서 접수를 마치고 나와서, 우리는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누나는 옆에서 뭔가 불만인 모양이었다. 혼자 정해서 화난 건가?
"왜, 이번 달까지야?"
"아... 그건 그냥 누나가 한 살이라도 젊을 때하면 좋을 것 같아서요. 이번 달, 생일이잖아요?" /////
"읏... 히키가야... 역시 너랑 사귀기 잘 했어..." 글썽 글썽
"울지 말아요, 운전 중이라서 눈물을 닦아줄 수 없다고요"
"이 정도로 안 울어... 결혼식에서 엄청 울 거니까...! 각오해둬. 히히-" /////
"엑... 화장 번지면 흑역사로 남을텐데요..."
"너, 맞는다?!"
"운전 중이니까, 집에 가서 맞을게요. 역시 누나는 화내는 모습이 가장 좋아요"
"아, 알았으니까, 빨리 집에 가자. 집에 가서 어제 하던 거 각오해. 히히-" /////
내 허리는 무사할 수 있을까... 게다가 안전일도 아니라면서요?! 코마치, 오빠가 생각보다 빨리 아빠가 될 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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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뒤, 결혼식 날이 되었고, 양가 친척, 가족들이 모였다. 그를 비롯해, 유키노시타, 유이가하마, 유키노시타 씨, 미우라, 에비나 양들도 식장에 얼굴을 비췄다. 모두 우리를 보고 놀란 모양이었다. 나도 그때는 이렇게 될 줄 몰랐으니까... 그래도 후회는 하지 않아. 식이 시작되자, 다들 홀로 들어갔다. 누나와 나는 홀 입구에 서서 손을 마주 잡고 있었다. 그러자 희미하게 사회자의 힘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신랑, 신부 입장하겠습니다!]
입구에서 그 말을 들으니, 결혼이라는 말을 직감하게 되었다. 조금씩 몸이 떨리고 있었다. 떨고있는 나를 보며, 누나는 내 손을 살며시 잡아줬고, 마음을 가다듬게 되었다. 후우... 이제 부부니까, 그 어떤 일도 함께 헤쳐나가야겠지...
"그러면 갈까, 하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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